손따주던 할머니 손은 악손?

발행일 2014-10-31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사소한 감염 제대로 치료안되면 장기 손상 위험감기와 증상 비슷…교육·홍보통해 사전 예방해야



생각 이상으로 무서운 질병인 패혈증은 바이러스와 세균 등이 피를 타고 돌면서 만들어 낸 독성물질로 온몸이 중독되는 질병이다. 고열은 물론 백혈구 수치가 급증하고 온몸의 장기 기능이 저하돼 사망까지 이르는 질병이다. 영남대병원 배정민 교수가 패혈증 환자를 응급수술하고 있다.


가요계의 마왕으로 불리던 신해철과 신바람 박사 황수관의 목숨을 앗아간 무서운 질병이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패혈증이다.

신해철은 지난 17일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갑작스러운 심정지를 일으켰고 22일 혼수상태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포함한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27일 끝내 사망했다. 그는 장협착증 수술 후 패혈증에 의해 심정지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에 패혈증 독소가 퍼진 것이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체온이 38℃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 또는 36℃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 호흡수가 분당 24회 이상으로 증가(빈호흡), 분당 90회 이상의 심박수(빈맥), 혈액 검사상 백혈구 수의 증가 혹은 현저한 감소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이를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이 미생물의 감염에 의한 것일 때 패혈증으로 진단한다.

 

◆패혈증이란

 

패혈증은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다.

패혈증은 바이러스와 세균 등이 피를 타고 돌면서 만들어 낸 독성물질로 온몸이 중독되는 질병이다.

고열을 동반하며 세균과 싸우는 백혈구 수치가 치솟고, 심할 경우 온 장기 기능이 저하돼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해외 여행에서 감염된 바이러스로 인해 패혈증이 생겨 목숨을 잃은 경우도 종종 있다.

패혈증은 폐에 걸리는 병도 아니고, 해산물인 조개를 먹고 생기는 병도 아니다. 패혈증은 대부분 감염이 악화돼 발병하며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어떠한 염증이라도 국소적인 염증이 잘 치료되지 않고 병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게 되면, 패혈증이 되고 필수적인 장기가 손상되면서 생명에 위험한 경우가 생긴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 중 80%가 급성심근경색이 어떤 질병인지 알고 있고 또 93%가 뇌졸중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 하지만 무려 65%가 패혈증이 어떠한 질환인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패혈증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4만명 가량의 패혈증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로 인한 의료비용은 한해에 900억원 이상이 들고 있다.

패혈증의 사망률은 적게는 25%에서 50%까지 이를 정도로 높다. 그러나 조기에 시행될수록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증상과 치료

 

흔히 고열과 빠른 맥박, 가쁜 호흡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곤 한다. 만약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가 많이 증가했다면 패혈증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패혈증이 의심되면 우선적으로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패혈증의 원인이 된 병소를 찾아내야 하며, 병소의 원인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응급 수술로 병소를 제거해야 한다.

외과에서 흔히 접하는 충수염도 결국은 패혈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므로 서둘러 응급 수술로 충수를 제거해야 한다.

특히 위장이나 소장, 대장이 질병이나 예기치 않은 사고로 터져 복막염이 된 경우에도 수술이 늦어지면 패혈증으로 진행돼 생명이 위급해질 수 있다. 그래서 서둘러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장기를 응급수술하는 것이다.

패혈증이 발생하면 중환자실에서 치료는 필수적이다.

패혈증으로 인해 환자의 의식이 흐려질 수 있으며, 혈압이 감소하거나 맥박이 빠르고 호흡도 가빠진다. 이때는 혈압을 상승시키는 약제를 투여해야 하고, 수액을 공급하고,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때로는 소변량이 감소하는 급성 신부전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혈액 투석을 시행해야 한다.

이런 집중 치료 기간에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없으므로 환자에게 필요한 만큼의 열량의 영양 공급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다양한 복합적인 치료로도 패혈증이 치료되지 못하면 결국에는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패혈증이 발생하면 혈액 투석, 인공호흡기 등의 치료가 가능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하고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들의 진료가 병행돼야 치료가 가능해진다.

상상이상으로 위험한 병인 패혈증은 가벼운 균의 감염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았을 때 생긴다.

흔히 가벼운 질병으로 알고 있는 맹장염도 제때 치료되지 않고 심해지면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대수술인 위암과 대장암, 간암 등의 수술 후에도 합병증이 발생하면 패혈증으로 진행된다.

고령의 환자들이 감기로 알고 방치하다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으면 폐렴 진단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한 폐렴도 악화되면 패혈증으로 진행돼 생명이 위험해지기도 한다.

중풍이나 뇌출혈 등의 뇌혈관 질환에서도 동반되는 감염증 또한 패혈증으로 쉽게 진행되기도 한다. 또 고혈압, 당뇨, 만성신부전, 간경화 등의 병을 오래 앓은 이들은 건강한 사람보다도 더 쉽게 감염병에 걸리고 쉽게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도움말 = 영남대병원 외과 배정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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