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 ‘감기와 독감’] ‘감기’는 위생관리가 답…‘독감’은 백신접종으로 예방 가능

발행일 2018-11-08 19:27:3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기침·콧물·피로감 느끼는 등 비슷감기, 휴식·영양섭취로 통상 호전 독감, 전신증상 심하면 사망까지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 3월 미국 캔사스주의 한 군부대에 독감이 유행해 병사 48명이 사망했다.

이 독감은 인근 군부대와 도시 지역으로 급속히 퍼졌으며 감염된 병사를 통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퍼져나갔다. 프랑스에서는 2만2천여 명이, 아프리카 프리타운 지역에서는 인구의 3%가 독감으로 희생됐다.

이 독감은 전체적으로 2천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고 중세유럽의 흑사병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질환으로 기록된다.

세계적인 독감의 유행은 1957년(아시아 독감)과 1968년(홍콩 독감), 1977년(러시아 독감)에도 발생해 수천만 명의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감기와 독감, 손과 코를 통해 전염

일반인의 눈에 물론 감기와 독감은 매우 유사하다. 바이러스성 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무엇보다 증상이 비슷하다.

감기와 독감은 모두 기침이나 콧물이 나오고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전염경로도 큰 차이가 없다. 감기는 대부분 손과 코(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또 놀이방이나 교실 등 밀집된 공간에선 호흡기를 통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가 침투하며 말할 때 침이 튀겨 전염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놀이방, 유치원 등의 밀집도가 높은 곳일수록 감기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독감 바이러스 역시 환자가 하는 기침이나 말할 때 나오는 조그만 입자에 포함돼 전염된다. 잠복기는 18~72시간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매우 빠르게 전파되며 처음엔 아동에게 그 후엔 성인에게 전파되는 게 보통이다.

◆죽음까지 부르는 독감

첫째 감기와 독감은 증상이 다소 차이가 있다. 감기는 콧물, 재채기, 기침, 인후통, 가래 등 주로 호흡기계 증상을 일으키며 보통은 7~10일 사이에 사라진다.

독감은 38℃ 이상의 고열과 갑작스러운 오한, 심한 근육통, 피로감, 설사 등 전신 증상을 일으키며 심하면 3주 이상 지속된다. 그러나 요즘은 감기 중에도 전신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둘째 감기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만 해도 통상 좋아지지만 독감은 심하면 죽음까지 부르는 치명적 질환이다. 감기도 증상이 심해 당장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는 대증치료를 하지만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반면 독감은 폐렴, 중이염, 뇌염, 이하선염, 심근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고 영유아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 심장질환자 등은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하는 일이 비교적 흔하다.

기존에 천식이나 폐질환, 심부전 등을 앓고 있다면 그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한다.

셋째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 등 200여 종의 감기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에 감염돼 걸리고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복제를 거듭하면서 세포를 파괴하며 손상된 세포는 2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넷째 감기는 사계절 걸리지만 인플루엔자라 불리는 유행성 독감은 특정한 유행시기가 따로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유행하며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많다.

다섯째 감기는 개인위생 관리 외에 특별한 예방법이 없지만 독감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독감백신은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감염내과 류성열 교수

이동률 기자 leedh@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