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유적 곳곳 깃든 선조들의 자취… 과거에서 미래의 지혜 배웠다

<88·끝> 역사문화도시 경주 투어

경주 신라 천년의 왕궁터 월성 발굴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


경주는 도시 전체가 공원이다. 역사문화 가득한 힐링하기 좋은 휴식처다. 오래전부터 수학여행, 신혼여행의 대명사로 손꼽혀 온 도시다. 우리나라 최대의 세계적인 역사문화 도시다.

그러나 경주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경주에 가면 뭘 보지? 어디를 소개할까? 재미있는 체험거리는 없을까? 가장 맛나게 먹을 수 있는 맛집은 어디인가? 등의 질문에 대해 한마디로 “바로 이것!” 이라고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한 것이 ‘경주 힐링로드’ 다. 꼬박 2년에 걸쳐 매주 1회씩 ‘경주의 볼거리’, ‘먹을 거리’, ‘즐길거리’를 찾아간 현장의 발걸음을 연재했다.

이번 88회차로 ‘경주 힐링로드’ 기행을 마무리하면서 지금까지 연재했던 경주의 힐링로드를 더듬어 본다.

◆경주국립공원
경주 서악리 고분군에 신라문화원이 조성한 구절초.
경주를 대표하는 힐링자원은 아무래도 국립공원이다. 경주국립공원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적형으로 지정됐다. 국립공원은 과거 월성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향으로 구분된다.

남쪽의 남산, 동쪽의 무장산과 토함산, 서쪽의 선도산과 단석산, 북쪽으로 소금강산이 우선 손꼽힌다. 서북쪽의 용담정 구미산과 동쪽 문무왕릉 일대의 대본지구까지 모두 8개 지구다.

무장산부터 시작해 소금강산, 용담정, 화랑지구로 이름 지어진 김유신 장군묘와 옥녀봉, 선도산 서악지구, 단석산지구를 차례로 소개했다.

이어 토함산지구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잇는 토함산 줄기와 기림사로 이어지는 왕의 길을 나누어 소개하고, 남산지구는 탐방로를 위주로 문화재를 소개하면서 10회에 걸쳐 연재했다.

경주국립공원은 사적형 공원답게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재들이 역사의 증인처럼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어 자연스럽게 과거로의 여행, 역사기행길로 접어들게 한다.

국립공원 무장산은 가을이 제격이다. 목장길을 따라 초원으로 활용되었던 드넓은 산지가 억새밭으로 변해 바람에 일렁이는 회색 파도는 저절로 감탄사를 불러일으킨다.

첫걸음부터 전설을 가진 사면불이 땅속에서 불쑥 솟아오른 굴불사의 석불, 이차돈의 머리가 떨어져 자추사, 백률사가 있었다는 낮지만, 전망이 좋은 원조 금강산인 소금강산.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 근대사에 획을 그은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 선생의 탄생지와 도를 터득한 용담정, 다시 흙으로 묻힌 묘터 구미산은 잊어서는 안 될 경주의 국립공원이다.

경주 서악서원에서 체험프로그램으로 화랑의 무도체험.
삼국통일의 3대 주역으로 손꼽히는 김유신 장군묘와 화랑들의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린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화랑지구, 지금은 화랑마을이 들어서 온갖 체험행사와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무열왕릉과 서악동 삼층석탑, 진흥왕릉, 문성왕릉, 진지왕릉, 헌안왕릉, 성모설화와 마애여래삼존입상이 산처럼 절벽에 기대어 우뚝 서 있는 선도산.

경주에서 가장 높은 해발 827m를 자랑하는 단석산에 오르면, 경주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하게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파른 길을 올라오며 흘린 땀을 순식간에 씻어준다. 김유신 장군이 단칼에 베었다는 단석, 신선사 마애불상군이 옷자락을 여미게 한다.

토함산과 남산은 따로 유네스코에 등재될 정도의 문화적인 가치가 높은 공원지역으로 백번 이상 반복해 오르면서 즐기는 마니아 탐방객들도 많다.

22회에 걸쳐 소개한 경주국립공원지역은 우리나라 최고의 힐링로드로 손색이 없다.

◆자전거 투어

양남면 하서리 자전거길.
경주의 힐링로드는 대부분 경주시가지에서 멀지 않다. 가까운 거리에 거의가 평지길이어서 자전거로 돌아보기에 딱 좋다. 특히 시원한 바닷길과 함께 자전거로 돌아보기 쉬운 하이킹 코스를 6회에 걸쳐 연재했다.

먼저 울산 경계지역에서 포항 경계지점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경주의 해변길을 달려보는 것은 최고의 힐링이 된다.

물길따라 전설따라 페달을 밟는 길은 땀이 날 겨를도 없이 해풍이 마음마저 맑게 씻어준다.

수렴항 군함도의 절경, 천연기념물 주상절리, 원자력발전소의 위용을 보며 달리는 길, 벽화거리, 석탈해 유적지와 문무대왕 해중릉의 운치도 기가 막힌다.

이견대를 지나 송림, 해국길과 용굴, 어촌체험장, 송대말 등대에 이르면 시원한 바다가 주는 매력에 세상 시름을 다 잊게 된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형산강변으로 턱 내려서면,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자전거도로가 나온다.

형산강과 북천이 만나는 지점, 무녀도의 배경이 되었던 금장대의 금장낙안과 원성왕이 왕위에 오르게 했던 알천의 범람 전설적인 이야기도 흥밋거리가 된다.

다시 분황사에서 황룡사지로 이어지는 투어 길. 진흥 왕대에서부터 진지왕, 진평왕, 선덕여왕까지 이어지는 역사스토리는 해설사의 입을 통해 들어야 제맛이 난다.

왕궁을 지으려다 황룡사로 바꾸면서 지금 기술로도 흉내 내기 어려운 황룡사 9층 목탑을 쌓아 올리고, 1238년 몽고 침략으로 소실된 이야기는 자전거 페달을 밟는 다리에 맥이 풀리게도 한다.

동궁과 월지를 지나 첨성대, 내물왕릉과 교촌마을, 월정교를 지나 천관사지, 김유신 장군의 생가터, 오릉을 지나 야외로 시원하게 벗어나는 길도 있다.

야외로 벗어나 채 10분도 달리지 않아 낭산에 이른다. 낭산에는 선덕여왕릉을 비롯해 신라의 중흥을 꾀했던 많은 사적이 있다. 망덕사지와 사천왕사지, 숭복사지 그리고 최치원의 공부방, 백결선생의 방아타령, 월명사의 피리소리까지 전설이 줄을 잇는다.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 산림연구원이 나온다. 산림연구원은 단순한 연구기관을 떠나 메타쉐콰이어 숲길과 늪지 등 다양한 초목들이 있어 생태체험학습장이자 산책로로 최고 인기코스가 된다.

청소년들이 호연지기를 연마하는 화랑의 집과 삼국통일을 기념해 세운 통일전도 다양한 볼거리와 역사문화를 느낄 수 있는 힐링 최적지 중의 한 곳으로 손꼽힌다.

다시 돌아가면 정강왕릉과 헌강왕릉, 옥룡암의 탑곡마애불상군, 보리사 미륵곡 석조여래좌상, 불곡마애여래좌상 등의 보물군을 감상할 수 있다.

◆체험마을

경주에서는 역사문화를 몸으로 익히고,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많다. 경주시가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살려 탐방객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조성한 체험마을 7개소를 취재했다.

화랑마을과 교촌마을, 두대마을, 다봉마을, 옥산세심마을, 하범곡마을, 두산 명주마을 등이다.

화랑마을은 석장동에 청소년을 위한 종합시설로 건설했지만, 펜션형 숙박시설과 캠핑장 등을 일반에도 공개하면서 경주의 새로운 문화관광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와 가까운 곳에 문화유적이 많아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 힐링로드 여름철 프로그램으로 천년야행이 진행되는 교촌마을.
교촌마을은 신라시대 국학의 터, 요석궁 등의 설화를 가진 곳이다. 경주향교, 최부자아카데미, 교동법주 등의 시설에 천연염색과 누비, 다도예절, 유리공방, 동경이체험, 전통혼례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경주 계림 앞으로 이어진 동부사적지 탐방로.


동부사적지와 연접해 역사문화체험관광 1번지로 등극할 채비를 하고 있다. 카페 사바하 등의 현대적 감각을 가진 시설들이 들어서고, 골목마다 전통과 퓨전음식들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진을 치고 있어 새로운 풍물거리로 변신하고 있다.

두대마을은 벽화와 마애삼존입상 등으로 알려져 있고, 다봉마을은 매년 전시되는 야생화마을로 찾는 발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옥산세심마을과 하범곡마을, 두산 명주마을은 모두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한복입기, 활쏘기체험, 천연염색, 산딸기체험, 고추장 만들기, 장아찌 담그기, 비단짜기 등의 체험으로 고정고객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물론 옥산서원과 독락당, 토함산 석굴암 등의 인근지역의 문화재 산책과 신화와 전설이 있는 현장을 답사하는 역사문화를 공부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체험마을은 학생들이 단체로 참여하거나 가족단위 체험행사로 진행해 가족단위 힐링공간으로 꾸준히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진다.

◆핫플레이스

경주지역에도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가 있다. 계절별로 방문객들이 급증하는 핫플레이스와 함께 연중 탐방객들이 주욱 이어지는 곳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경주에는 여름철에 ‘천년야행’, ‘추억의 수학여행’,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야간투어를 통한 새로운 힐링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첨성대에 야간 조명을 입히고, 대릉원 돌담길에는 청사초롱을 내건다.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이미 전국에 소문이 파다하다. 봄철에도 경주시는 보문과 김유신장군로, 대릉원돌담길 등의 벚꽃길과 주요 사적지에 조명을 밝혀 야간투어객들을 유혹한다.

대릉원 돌담길과 황리단길은 최근 급부상한 핫플레이스다. 문화유적보존지구로 개발이 제한되고 있는 지역이지만, 오래된 1층 건물들이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춰 전혀 예상 밖의 인테리어로 리모델링하면서 젊은층이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불야성을 이룬다.


황리단길과 이어진 봉황대 뮤직스퀘어와 프리마켓, 신개념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혼자수미술관, 불국사 유스호스텔에서 탈피해 새로운 체험마을로 변신하고 있는 불리단길에도 힐링을 갈구하는 발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경주 산내면 꿈우라마을에 어린이들이 다양한 체험학습에 참여한다.


젊은이들이 학교용지를 임대해 체험마을로 운영하는 꿈우라마을, 박용 화백과 예술인들이 새로운 예술촌으로 건설하고 있는 왕신문화예술촌, 화산 불고기 단지 등도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는 곳으로 소개된다.

보문의 남촌마을, 새로 단장한 경주읍성 일대, 황성공원, 천군동 웰빙타운,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 경주힐링테마파크, 황룡사역사문화관, 콜로세움 키덜트박물관 등에도 방문객들이 꾸준히 몰려든다.

경주역과 불국사역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신경주역과 함께 새로운 문화 힐링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고, 운곡서원, 옥산서원은 가을철과 여름철에, 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은 사계절 꾸준히 찾는 발길이 이어지는 힐링의 명소다.

◆연재를 마치면서

경주는 지역 대부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다. 거기에 경주만의 독특한 문화관광자원이 더해져서 힐링의 시너지가 발생한다.

선조들의 기침 소리 묻어나는 왕릉, 석탑, 돌부처, 절터에서 켜켜이 퇴적된 시간을 들여다보는 경주 여행은 오래된 역사의 흔적이 선연하게 드러나 특별한 느낌을 준다.

과거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지혜를 얻을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역사문화를 중심으로 경주를 읽어갔다.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서 힐링해 건강한 나라의 기반이 다져지길 기원한다.

아울러 매회 충고와 함께 새로운 힐링로드를 추천해주신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드리면서 경주시와 관계 기관에서 업무에 참고하는 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희망한다.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작은 길라잡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함께 내려둔다.

동절기 공부를 통해 2019년 3월부터 ‘삼국유사 기행’으로 동호인들과 함께 걸으며 연재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다시 한번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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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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