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디까지 가봤니]

오징어·초고추장의 하모니 술안주·밥반찬 뭐든 강추 반고개 무침회 먹으러 오이소

<17> 반고개 무침회골목

2015.11.26



교통이 발달하기 이전 대구는 내륙지역의 특성상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없는 곳이었다.
이런 지리적 악조건 속에서도 대구지역은 무침회골목이 맛집 거리로 굳건히 자리매김해 대구시민은 물론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인기에 힘입어 무침회골목이 있는 반고개는 변화 중이며, 디자인 시범거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더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 10미로 지정된 무침회골목이 있는 반고개를 살펴보자.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진 반고개
반고개는 내당동의 고개 명칭이다.

현재 내당 1동과 내당 2ㆍ3동을 연결해 주는 달구벌대로가 옛날엔 나지막한 고개였다.
지금은 반고개란 이름이 행정구역상으로 정해져 있지만 이전에는 내당동 일대를 ‘바람고개’, ‘밤고개’, ‘반고개’등으로 불렀다.

바람 고개란 이름의 유래는 당시 이 지역 일대의 고개가 가파르고 높아 바람이 세차 불린 이름이다.

반고개란 이름의 유래는 조선 말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대구로 장을 보러 들어오는 강창 및 다사 주민들과 호남 상인들이 고개를 넘는 도중 떼강도를 자주 만났단다.
그래서 고개를 반밖에 넘지 못하므로 100명 정도가 모여야 고개를 다 넘어갈 수 있었다고 해서 불렸다.
또 강도들이 나타나 밤이 되면 고개를 넘지 못한다고 해 밤고개, 고개가 그리 높지 않고 반밖에 되지 않아 슬쩍 넘을 수 있는 고개라 해 반고개라 불렀다고도 한다.

또 이곳에 밤나무가 많아 밤고개, 옛날 노인들이 성주, 성서, 하빈 등지에서 밤을 가져다가 이곳에서 도매를 많이 한데서 유래해 밤고개로 불렀다.

조선말엽 물물교환이 성행함에 따라 호남지방 상인들이 서문시장을 왕래할 때 주로 이 고개를 이동했으며 당시 이 고개 주변에는 풀이 무성해 소의 봇짐을 풀어놓고 풀을 먹이기도 했다.
성서와 동곡 방면 주민들이 서문시장에 다닐 때 이 고갯마루 정상에서 땀을 식히며 쉬어 가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반고개네거리는 달구벌대로와 달서로의 교차 지점으로 내당동과 달서구 두류동의 경계를 이뤄 지하철 2호선 내당역과 서문시장역을 이어주고 있다.

◆내륙지역에 무침회 골목 자리 잡다
대구시 서구 내동 2·3동 반고개에 위치한 무침회 골목. 320m되는 거리에 15개의 무침회 가게가 자리잡고 있다.<br> 무침회골목은 ‘대구 시티투어코스’와 ‘대구 10미’로 지정돼 있다.<br> 무침회는 납작만두와 함께 먹으면 매운 맛을 줄일 수 있다.<br>
대구시 서구 내동 2·3동 반고개에 위치한 무침회 골목. 320m되는 거리에 15개의 무침회 가게가 자리잡고 있다.
무침회골목은 ‘대구 시티투어코스’와 ‘대구 10미’로 지정돼 있다.
무침회는 납작만두와 함께 먹으면 매운 맛을 줄일 수 있다.

반고개 무침회골목의 역사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6ㆍ25전쟁을 겪고 생활이 어려운 시절 반고개 허름한 마을 중간쯤 실비집 ‘진주식당’ 주인인 어느 한 할머니가 무침회를 안주로 내놓은 것이 무침회 골목의 태동이다.

무침회는 술안주로는 물론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어 서민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무침회 식당으로 손님이 많이 몰리자 너도나도 무침회를 주 메뉴로 내놓기 시작했다.
골목 주변에서 장사하던 다른 업종의 가게들도 점차 무침회 식당으로 전업하면서 반고개 일대가 무침회 골목으로 변하게 된 것.
무침회의 탄생은 내륙도시 특유의 식생활에서 비롯됐는데 대구는 바다에서 먼 특성상 신선한 회를 맛보기 어려웠다.
회 맛을 보기 위해서는 오징어를 살짝 데쳐 야채와 함께 양념에 버무려서 먹는 방법 이외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무침회는 현재 대구시민은 물론 타지역 사람들이 대구를 방문하고 나서 꼭 먹고 가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대구 10미에 선정될 만큼 음식의 맛과 전통성도 인정받았으며 대구 시티투어 코스에도 포함돼 있다.

또 결혼식과 잔치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무침회며 등산객으로부터 사랑받은 음식이기도 하다.

◆2017년 무침회 골목 변화 예고
무침회골목 디자인 시범 사업 조감도(안). 대구시와 서구청, 무침회골목 주민협의체가 다음달까지 디자인 설계를 함께한다.<br>
무침회골목 디자인 시범 사업 조감도(안). 대구시와 서구청, 무침회골목 주민협의체가 다음달까지 디자인 설계를 함께한다.
특화된 먹거리와 디자인 접목을 통한 대구의 명품 무침회골목으로 새롭게 변신하기 위해 디자인시범거리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디자인 시범거리 조성의 목적은 무질서하고 개성 없던 가로환경을 개선해 테마가 있는 거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다.

지역 특성을 잘 살린 디자인 개발과 가로 구성요소들이 통합적으로 디자인돼 보행하기 좋은 거리 조성해 지역의 관광자원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시와 서구청은 무침회골목의 디자인 시범거리 사업을 통해 △역사, 문화, 스토리자원 발굴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과 휴식 환경조성 △상징적인 가로 시설물과 조형물 조성 △간판 및 건물 입면 조성 △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발굴 등의 계획이 있다.

인근 관광지와 연계프로그램 가능성도 열려 있으며 인근 관광지(대구근대골목, 서문시장, 동성로)와의 연계를 통해 활성화도 가능하다.

반고개 무침회골목은 지하철 2호선 반고개역과 내당역이 인접해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편 이 사업은 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다음달까지 무침회골목의 상인과 전문가 등의 협의를 통해 설계를 마친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공사 추진해 2017년 6월에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무침회 먹고 반고개 마을 산책 한바퀴
반고개 마을 걷기코스 내 조성된 벽화 중 반보기 골목은 시집간 새댁들이 반고개에서 친정의 안부를 물었다는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br>
반고개 마을 걷기코스 내 조성된 벽화 중 반보기 골목은 시집간 새댁들이 반고개에서 친정의 안부를 물었다는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반고개 마을은 2012년 대구시 더 좋은 마을 만들기 시범 사업으로 선정돼 지역 최초의 수복형 마을로 재탄생했다.
무침회골목과 인접해 있으며 걷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 무침회를 먹고 운동 삼아 걷기에 안성맞춤이기도 하다.

특히 마을 안 1.3㎞의 걷기코스에 벽화거리를 4곳을 조성해 어둡던 골목을 밝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걷기코스는 반보기 골목, 우시장 골목, 고분 골목, 명화의 골목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반보기 골목은 반고개에 대한 여러 유래 중 옛날에 성내로 시집온 새댁이 명절 때 차마 친정에 가지 못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친정소식이 알고 싶어, 현재 고개의 반쪽쯤에서 성외로 시집간 새댁들과 서로 친정의 안부를 묻고 하였다는 지명유래에 반보기라는 전통 풍속을 접목했다.

우시장골목은 100여년 전부터 달성공원 입구에 소, 말, 염소 등의 거래처가 자연 형성돼 속칭 말전골목으로 불리다가 해방과 함께 서문시장의 발달과 현대화로 내당동에 자리 잡게 됐던 우시장을 풍경으로 벽화골목을 구성했다.

고분 골목은 달성공원 토성 서편부터 비산 4동, 내당 2ㆍ3동 일대와 현재의 내당천주교회 자리 등 달성공원 남서면에 시작해 뻗어나간 구릉상의 대지 위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던 내당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유물로 벽화골목을 구성했으며 명화의 골목은 도시디자인과 경관개선을 목적으로 어둡고 낡은 벽면을 이용해 문화생활에 대한 여유가 부족한 지역민에게 문화공유의 장소로 활용하고자 구성됐다.

지역의 역사를 접목시킨 골목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걷기코스를 걷는다면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황영준 무침회 골목 주민협의체회장
“모든 연령층에 사랑받는 음식
다양한 무침회 개발 매진할것”
“무침회 맛 한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을 겁니다”
무침회골목 디자인 시범거리 주민협의체 회장을 맡고 있고 반고개를 32년 동안 지킨 황영준 회장이 이처럼 말하며 웃었다.
무침회는 보통 대구지역에서 결혼식, 잔치 등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었지만 최근에는 등산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또 보통 찾는 사람이 40대 이상 고객이었지만 점차 고객의 연령도 낮아져 모든 연령층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황 회장은 “요즘 청소년 입맛이 새콤하고 매운 것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도 무침회골목이 많이 알려져 연령층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무침회골목이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는 맛도 맛이지만 값싼 가격이 비결이다.
1만4천원짜리 무침회 한 접시를 시키면 4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 양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침회골목이 디자인 거리로 정비되고 나면 대구의 먹거리는 물론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을 거라고 황 회장이 자신 있게 말했다.
황 회장은 “현재 주민협의체 구성원들과 어떻게 하면 무침회골목을 아름다운 거리로 조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대구시, 서구청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고 있다”며 “무침회골목이 재탄생하는 2017년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무침회 골목은 접근성이 좋으며 인접해 있는 서문시장 등과 관광연계로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는 만큼 대구에서 기대를 모으는 곳이기도 하다.
또 반고개 무침회 상인들은 무침회에서 머물지 않고 가오리 무침회, 미주구리 무침회 등 다양한 음식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황 회장은 “반고개 무침회골목은 점차 변화되는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곳이다”며 “지역민들의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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