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림사 오랜 역사만큼 보물같은 문화재 즐비…제 가치 인정 못 받는 현실 안타까워

<59> 기림사의 숨은 보물

응진전의 500나한상. 부처의 10대제자상과 16성승 등 정확하게 526상의 조각품이 다양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응진전은 대적광전 앞쪽에 세워진 불전이다. 경상북도유형문화재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대적광전과 함께 건축된 조선시대 건물이다. 불석으로 조각된 오백나한상이 안치된 불전이다.

나한전의 오백아라한은 정확히 526명의 성자상이다. 부처의 가장 뛰어난 10대 제자와 16성중 그리고 500명의 제자를 포함해 오백나한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모든 번뇌를 끊고 열반에 들어가는 최고의 단계에 이른 사람들이다.

응진전은 2002년 개금불사 때 나한의 복장에서 조성당시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 발원문이 발견됐다. 발원문에는 오백나한 불상은 금산사 스님과 기림사 스님들이 함께 참여해 조선 영조 5년, 1729년에 조성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기림사 응진전의 오백나한상들은 모두 경주에서 생산되는 불석으로 조성됐다. 석회석이 아닌 돌로 일일이 조각한 불상이다. 모두 300년 전에 만든 작품성이 뛰어난 불상 조각이다. 문화재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백나한들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용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나한, 두명이 마주보며 웃고 있는 나한, 무기를 들고 있는 나한, 약병을 들고 있는 나한, 경전을 들고 있는 나한, 귀를 후비고 있는 나한, 세명이 등을 대고 앉은 상, 둘이 손을 잡고 웃는 나한 등으로 다양한 모습이다. 사자와 용, 공작새 등을 제압하고 있는 나한상도 특이하게 조성돼 예술적인 가치도 높다.

영송 부주지는 “명부전의 시왕상과 응진전의 나한상들은 경주 불석으로 조각된 예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라며 “옛날 경주 기림사는 직지사의 불상을 비롯해 많은 불상을 만들어 보급했던 불소(佛所)였던 것 같다”고 경주의 불석과 나한상의 문화재적인 가치에 대해 소개했다.

◆문화재 등급의 승격

기림사에 있는 많은 유물들이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하고 있다. 보물과 지방유형문화재 등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문화재들도 가치가 탁월하게 높아 문화재 지정등급을 높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적광전의 비로자나삼존불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 삼존불은 신라시대에 조성된 1천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간적으로 계산해도 국보급이다. 특히 흙으로 만들고 금칠을 한 보기 드문 소조불이다. 크기가 웅장하고 미려한 굴곡으로 예술성 또한 뛰어난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재로 국보로 승격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에서 발견된 복장전적은 54건 71책이 한꺼번에 모두 보물 제959호로 일괄 지정됐다. 이 복장전적은 고려시대 조성되었던 은자대장경의 실례를 보여주며 고려시기 판각되었던 목판의 인쇄에 대한 다양한 형식을 보여준다. 크게 사경과 목판인쇄 불경서적으로 구분된다. 사경과 목판본에서 조성시기와 장소, 관여했던 인물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조성 당시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려 1348년에 갈색종이에 은자로 쓰여진 대반야바라밀다경, 흰색종이에 금자로 쓰여진 불설대방광십륜경, 자색종이에 은글자로 사경된 등집중덕삼매경 등은 사경의 대표적 전적이다.

기림사 복장불서 중 고려시대에 국가적으로 제작한 은자대장경 ‘대반야바라밀다경’은 갈색종이에 은자로 쓰여진 국보급 문화재로 별도로 지정관리해야할 소중한 문화재다.

고려시대 부모은중경의 발전상을 잘 보여주는 세 종류의 ‘불설부모은중경’도 목판본으로 인쇄된 중요한 문화재로 별도로 지정 관리되어야 할 것으로 구분된다. 한문을 우리말로 풀어 읽을 수 있도록 토를 단 구결을 이용해 기록한 목판본 ‘자비도량참법’도 별도 문화재로 구분 지정해야 할 서적이다.

기림사의 복장전적 71책을 모두 세분해서 종류별로 문화재 형식을 다시 지정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타깝게 들린다.

보물로 지정된 대적광전과 같은 시기에 같은 형식으로 지어진 응진전과 약사전, 진남루는 대적광전과 다르게 경북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역사적, 학술적 가치 등으로 미루어 대적광전과 함께 보물로 지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림사에 숨겨진 보물들을 찾아 하나씩 들여다보는 역사기행은 선조들의 지혜와 용기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과 유물들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한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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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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