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꿈의 드라이브 펼쳐진다

<4> ‘51년째 공사중’ 일주도로

2014.10.10



일주도로 개량사업이 완공되면 관광객 유치와 교통환경 개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br> 수층교에서 바라본 일주도로와 해변.
일주도로 개량사업이 완공되면 관광객 유치와 교통환경 개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수층교에서 바라본 일주도로와 해변.

울릉도를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하나의 산과 같다.

구부러진 능선과 능선 사이를 마치 뱀이 기어가듯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평지가 없는 울릉도 길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마냥 오르막 내리막길이 장난 아니다.

울릉도를 처음 와 본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는 이유다.

울릉도에 사는 사람들이 가끔 하는 농담이 있다.
“울릉도는 운전면허증이 따로 있니데이. 육지에서 딴 면허증으로는 울릉도서 운전 못하니더”
그냥 하는 농담이지만 육지에서 온 관광객은 “아~ 그렇구나! ”하고 쉽게 속는다.
울릉도 길이 험하긴 험한 모양이다.

이런 험한 길이지만, 울릉도의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유일한 교통망이기도 하다.
우회도로가 몇 곳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위험해서 거의 막아 놓은 상태다.

제주도처럼 섬을 관통하는 도로나 우회도로가 없어서 지금도 일주도로가 파도에 유실되거나 산사태로 막히면 별다른 방법이 없이 고립된다.

이렇게 도로가 유실되거나 막히면 어선이나 행정선으로 생필품을 긴급 수송한다.
최근에는 그나마 건설장비라도 있어서 복구작업이 조금 빨라진 것에 주민들은 감사하고 있다.

 

◆울릉도 도로는 언제 생겼나?

1882년 개척 당시 울릉도는 그야말로 야생 그 자체였다.

험준한 산에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제대로 된 길이라곤 당연히 없었을 뿐더러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이주민들에 의해 작은 왕래길 정도가 개설됐지만, 겨울이 되면 폭설로 길이 막혀 이동할 수 없었다.

울릉도에 처음으로 도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폭 1~2m에 약 59km 도로가 신설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도로는 사람이 겨우 걸을 수 있는 정도의 길이었다.
하지만 이 도로는 길폭이 협소해서 폭풍과 폭우에 쉽게 끊기곤 했다.

1940년 보수해서 사용했지만 1959년 9월 태풍 사라호 때 형체조차 없어졌다.

몇 해 뒤인 1962년 10월 11일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울릉도를 순시할 당시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을 제안했다.

그 계획에는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저동항,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과 더불어 일주도로의 개설도 포함됐다.

이후 1963년 3월 8일 제19회 국가재건최고회의에 울릉도 일주도로 개설이 의결되면서 공사가 확정됐다.

일주도로 공사가 1963년 착공됐지만 1976년까지 14년간 예산 부족 등으로 제대로 된 공사는 진행조차 못 했다.

이후 1976년 8월 일주도로 39.5㎞ 구간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차도 개설 공사에 착공했다.

느리기만 하던 일주도로 공사는 1977년 5월 도동항 선착장이 완공되자 청룡호, 동해호, 한일1호 등의 여객선이 다니면서 공사에 활기를 띤다.

이후 1979년 8월 15일 울릉읍 도동리~저동리 간 2.3㎞ 구간이 개통되면서 첫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첫 버스가 개통되고 11년 만인 1989년 10월 93억5천500만원을 투입해 일주도로 기본계획(39.5km) 중 26.34km 구간을 완공한다.

이듬해 5월 9일 강영훈 국무총리가 권영각 건설부장관과 최상엽 법제처장, 이상연 보훈처장 노건 내무차관, 김상조 경북도지사 등과 함께 울릉도를 방문했다.

당시로써는 국무총리가 사상 처음으로 울릉도를 방문했던 터라 울릉군의 지지부진한 현안 사업을 건의했다.

이때 착공 27년이 지난 일주도로의 미완공으로 상당수 주민이 배편을 이용해 생필품을 조달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1995년 11월 8일에는 일주도로를 지방도 926호로 지정하면서 44.2㎞ 노선변경 인가를 받았다.
이때가 착공 33년째 되던 해다.

착공 39년 만인 2001년 11월 13일에는 내수전에서 섬목 구간 4.4㎞를 제외한 전체 39.8㎞를 개통하기에 이른다.
이때까지 투입된 총 공사비는 789억5천500만원이다.

고작 40여km의 도로를 건설하는 데 39년이 걸린 것은 따지고 보면 1년에 1km밖에 공사를 하지 못한 셈이다.

물론 비교할 바는 못 되지만 경부고속도로가 1968년 2월1일 착공해서 부산-대구-대전-천안-오산-수원-서울을 잇는 416km 구간을 2년 5개월 만에 완공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울릉도 일주도로 공사가 이렇게 장기화된 까닭은 난공사 구간이 많은데다 예산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다.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

 

이철우 국회의원이 당시(2007년) 경북도 정무부지사로 울릉터널 개통식에 참석해 “올해 말, 울릉도 일주도로가 국가지원지방도(이하 국지도)로 승격될 전망이다”며 희소식을 전했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당시 지방도(926호)여서 도로 개발 자금이 자치단체 몫이었으나, 국지도로 승격되면 국비 지원이 가능해져 미개통 구간의 일주도로 공사비 문제가 해결되는 희소식이었다.

국지도로의 승격으로 막대한 공사자금 때문에 엄두도 못 내던 미개통 구간(4.4km)이 마침내 2008년 국비 지원이 확정됐다.

국지도의 승격과 국비 지원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난 2002년에는 국무조정실에서 2006년에는 건설교통부장관이 2007년엔 정부합동감사반까지 나서서 미개통구간 추진을 약속했지만 허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국지도로 승격된 계기는 2008년 4월 일본의 독도 관련 학습지도요령 개정 논란이었다.

이 논란을 계기로 그해 7월 29일 울릉도와 독도를 찾은 한승수 국무총리는 울릉도를 독도 수호의 전진기지로 공감했다.

한 총리는 그 자리서 미개통 구간의 연내 착공 준비를 지시한다.
곧바로 8월에는 국가지원지방도 승격 안이 입법예고 됐으며, 9월에는 기본계획 수립에 따른 중앙정부 예산안 5억원이 배정됐다.

미개통 구간에 대한 공사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 구간은 자연녹지도 7등급인데다 해상경관 구역이어서 환경보전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다.

특히 대부분 지역이 90도에 이르는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인 탓에 막대한 공사자금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미개통구간 때문에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10분만 가면 될 거리를 1시간 30분씩 돌아 나와야 하는 불편함은 개선되어야 했다.

당시 경북도는 내수전~섬목 미개통 구간(4.4km)을 개통하는데 1천500억원, 이미 개설된 일주도로(39.5km)를 국지도 기준에 맞게 보강하는데 1천5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대림산업 컨소시엄 수주

터널 굴착을 위해 중장비를 이용, 천공작업을 하고 있다.<br> 천공작업 후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 폭파한다.<br>
터널 굴착을 위해 중장비를 이용, 천공작업을 하고 있다.
천공작업 후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 폭파한다.

경북도는 2010년 12월 9일 일주도로 공사에 총사업비 1천366억원(공사비ㆍ보상비 등)을 투입해 4.56km 구간을 2차선으로 건설하는데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수행하는 일괄수주입찰(Turn Key)방식을 공고했다.

이후 25일에는 현대건설(주), 대림산업(주), 포스코건설 등 3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에 대한 일괄수주입찰방식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3개 업체는 약 2개월 후, 기본설계서와 입찰서를 경북도에 제출했고 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서 설계 적격 심의평가를 통해 적격자를 결정했다.

심의평가에서 종합평가점수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91.4점, 포스코건설 컨소시엄 93.8점,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96.1점을 받으면서 2011년 4월 4일 실시설계 최종 적격자로 선정된다.

대림산업은 가격개찰 점수를 합산한 종합평가에서도 우위를 지키면서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낙찰금액은 1천233억1천만원이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에는 대표사인 대림산업이 45%의 지분을 갖고, 삼호와 한신공영이 각각 5% 지분으로 참여했다.

지역건설사로는 세원건설 15%, 신일 10%, 세영건설 10%, 덕재건설 5%, 명보산업개발 5%의 지분으로 참여했으며, 설계는 천일기술단과 진우엔지니어링이 맡았다.

이 공사는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북면 천부리까지 국지도 60호 연장 4.56㎞(폭 8m)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연장 2천955m의 터널 3곳도 포함됐다.

경북도는 2012년 3월 22일 미개통 구간 중, 토지 105필지 5만4천76㎡, 지장물 93건에 대한 20억원의 토지보상계획을 공고한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7월 감정평가를 마치고 8월부터 두 차례 걸쳐 보상협의를 진행했지만, 토지 소유자들이 감정평가 단가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반발에 부딪힌다.

이후 토지보상 대상자들이 제기한 행정소송과 항소 등이 이어지다가 2014년 수용재결 토지에 대한 부분 공탁을 신청하면서 토지보상 문제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2016년 11월 완공 예정이던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 공사는 토지보상문제와 더불어 문화재 발굴조사 등으로 공사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4년 10월 현재 섬목~와달리 구간 터널 1.1km가 굴착됐으며 미개통 구간 중간 지점인 와달리 구간은 토지보상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대림건설 측은 토지보상문제만 해결되면 와달리 사면보강공사를 마무리하고 내수전~와달리 구간과 와달리~섬목 구간의 터널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게 돼 공사기한을 최대한 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대림건설 컨소시엄이 일괄수주방식으로 건설하는 이 공사는 폭 8m, 2차선으로 터널 3.5㎞(내수전~와달리 1.5㎞, 와달리~섬목 1.9㎞, 관선터널 0.1㎞), 토공 1.183㎞, 교량 0.3㎞와 휴게소, 관리사무소 등이다.

와달리 구간 휴게소 전경(조감도)
와달리 구간 휴게소 전경(조감도)

◆일주도로 개량사업

1963년부터 시작된 일주도로사업(총연장 44.2km)은 미개통구간(4.4km)이 완공되더라도 노후화된 나머지 구간의 보수가 시급하다.

현재 개통된 구간은 길폭이 좁고 곡선이 심한데다 경사면이 많아 정부가 총사업비 1천364억원을 들여 15.94km 구간에 대해 개량공사를 진행한다.

경북도는 지난 6월 16일 국토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 회의실에서 열린 울릉일주도로 입찰방법 심의에서 울릉읍 저동리~북면 천부리 15.94㎞ 구간의 개량공사에 대한 사업을 일괄입찰집행 방식으로 확정했다.

울릉일주도로 개량공사가 심의대상시설 기준에는 미달되지만 지역적 특수성과 1차로 터널, 길폭협소 등 조기 착수 시급성이 인정된 탓이다.

울릉군은 애초 공사기간이 약 70개월(5년 8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일괄수주방식으로 진행하면 3년 앞당겨진 2년 8개월 만에 완공할 수 있다.

경북도는 이른 시일 내로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낙찰자를 선정하고 내년 초에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서면 남양리 가두봉 구간 200m, 통구미 구간 300m, 남통터널 입구 70m, 사태감 구간 300m 등이다.

또 북면 현포리 물레치기 100m, 현포리 장승벽 200m, 천부리 삼선암 구간 500m 등이 북면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삼선암 구간은 겨울철 월파 등을 고려해 터널 공사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교통 신호등에 따라 일방통행으로 운행되고 있는 통구미터널 143m, 남통터널 251m, 남양 터널 103m, 남서터널 11m, 구암터널 49m 등은 모두 도로 폭을 8m로 넓혀 양방향 교행이 가능한 2차선으로 확장된다.

확ㆍ포장 지구는 울릉읍 사동2리~3리 1천400m 구간과 북면 현포리~나리 2천900m, 나리~천부리 3천m는 모두 9.5m로, 저동~내수전 900m, 울릉읍 도동리~사동리 800m, 서면 태하리~북면 현포리 4천700m는 폭 8m로 넓혀진다.

일주도로 미개통(4.4km) 구간과 함께 일주도로(15.94km) 개량사업이 완공되면 울릉도 관광객 유치와 교통환경 개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1963년부터 시작된 도로공사

마침표 찍는다는 책임감 인식”

이호연 대림산업 울릉도 일주도로 현장소장

울릉도 일주도로 현장소장으로 발령받았을 때 소감은?

 

 일단 약속된 날짜까지 안전하게 공사를 마무리 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공사에 필요한 것들을 살펴봤다.
울릉도는 섬 지역이라 접근성이 취약하고 공사에 필요한 자원조달이나 운송 등이 악조건이다.
따라서 난공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처음부터 각오하고 울릉도로 들어왔다.
이렇게 힘들다는 생각은 했지만, 1963년부터 시작된 일주도로공사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책임감을 인식하고 있다.

 
애로사항은 없나?

 

 메인 공사구간인 와달리의 접근성이 취약하고, 생태1등급 구역이다 보니 기계를 동원해야 하는 초기 조사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현재 조사기계를 투입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지반이 무르고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토지보상문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조만간 토지보상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여서 앞으로의 공사진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언제쯤 완공되나?

 

 모든 공사에는 공사기한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곤란한 부분이다.
현재 울릉도일주도로공사는 2016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보상문제 등으로 공사가 계속 지연됐다.
울릉도는 지역 특수성 때문에 겨울에는 모든 공사가 중단된다.
하지만 지연된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터널공사구간에서 겨울철에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하고 있다.
이미 지연된 시간만으로도 최소한 1년 정도는 늦춰지겠지만, 겨울에도 쉬지 않고 계속 공사를 진행해 공사기한을 최대한 맞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전하게 공사를 마무리하려면 준공날짜는 최소한 1년 정도는 연기되지 않겠냐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