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세척 과하면 오히려 ‘안구건조증’ 심해져요

발행일 2018-05-24 19:49:1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눈 보호하는 성분도 제거돼 각막 표면 염증 생기기 쉬워남은 인공눈물 재사용 금물



최근 미세먼지와 황사 등이 심해져 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미세먼지가 들어간 눈을 세척하려고 안구 세척제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무리한 안구 세척으로 눈을 보호하는 면역성분이 씻겨나갈 수 있으므로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만 안구 세척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와 꽃가루에다 황사까지 극성인 계절이다.

특히 눈은 인체기관 중 유일하게 점막이 밖으로 노출돼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

하지만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착용해도 눈을 보호할 수는 없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점점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최근에는 안구를 직접 씻는 안구 세척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안구 세척제,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안구 세척제 사용, 문제 없나?

안구 세척제를 사용하면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요즘 같이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많은 날 외출 후 사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누네안과병원 이종민 원장은 “안구 세척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눈을 보호하는 물질들까지 씻겨나가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눈 표면에는 눈물이 있어 눈꺼풀 운동을 윤활하게 한다.

눈물은 98%가 물(수막층)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2%는 눈물 증발을 막는 기름 성분(지질층)을 포함해 200종류가 넘는 단백질 성분과 식염, 탄산나트륨, 인산염 등이다.

그중 락토페린이나 라이소자임 같은 면역 단백질은 외부로부터 눈으로 들어오는 세균 침입을 막아주는 항균 작용을 한다. 또 눈의 여러 세포에 수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유해한 자극이 오면 이를 씻고 희석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없어서는 안 될 성분이다.

눈물에 있는 여러 물질이 우리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안구 세척제나 다른 방법으로 안구를 무리하게 세척하면 눈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들도 같이 씻겨나간다.

특히 눈을 깜빡일 때는 눈물막의 제일 바깥층에 기름성분이 제대로 형성돼야 눈물의 증발을 막을 수 있는데 안구세척으로 인해 이러한 기름성분이 없어지면 눈물의 증발이 빨라져 안구건조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구 건조증으로 눈 표면이 마르면 그만큼 눈의 외부에 대한 보호기능이 약화되고 각막 표면에 염증이 생기기 쉬워진다. 미생물이나 외부 이물질이 눈에 남아 있거나 각막표면에 달라붙으면 각막염이나 각막궤양, 알레르기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면역 성분들이 씻겨나가면 세균감염에 취약해지므로 안구 세척제는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주기적인 안구 세척은 삼가는 게 좋다.

◆올바른 눈 관리법은?

눈 관리의 가장 기본은 손을 청결히 해 지저분한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일을 피하는 것이다. 

간혹 사용하고 남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눈꺼풀 세척용으로 다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눈에 세균을 묻히는 격이 된다. 쓰고 남은 인공눈물은 아까워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가능한 눈꺼풀 세척은 눈물층 안정화를 비롯한 눈 전체의 혈류를 좋게 한다.

일반적으로 눈꺼풀은 눈두덩이를 덮는 피부 부분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세척이 필요한 눈꺼풀 부위는 우리 눈의 기름샘 배출구가 위치한 아래, 위 눈꺼풀의 속눈썹 안쪽 부위를 말한다.

눈꺼풀 세척을 하기 전에는 먼저 따뜻한 수건으로 눈에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눈꺼풀 기름샘에 묻어 있는 노폐물이나 기름샘을 막고 있던 분비물이 잘 녹아 나온다.

그 다음 눈 주변을 살며시 압력을 가해 문지르며 마사지를 해주면 기름 분비를 좋게 해주어 안구건조증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어 찜질과 마사지로 녹아 나온 노폐물을 깨끗하게 닦아 준다.

노폐물을 깨끗하게 닦지 않으면 배출된 노폐물이 다시 굳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눈꺼풀 세척 시에는 눈꺼풀 전용 세척 제품을 면봉이나 거즈에 묻혀 속눈썹 사이사이 기름샘 배출구 부위를 닦아주거나 흐르는 따뜻한 물에 눈을 살살 비비며 씻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성이 약한 베이비 샴푸와 물을 1:10의 비율로 섞어 세척제로 사용하거나 농도 조절이 어렵다면 제품화된 세정제를 구매하는 것도 좋다.

시중에 판매 중인 세정제는 효과는 비슷하나 농도와 산도 첨가제 및 보존 방법 등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부에 먼저 적용한 후 발적이나 통증, 가려움증 등이 없다면 눈꺼풀에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도움말=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이종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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