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반전의 반전…숨가쁜 365일

발행일 2002-12-22 17:27:4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002년 정계는 16대 대선 고지를 향한 각 당과주요 후보들의 숨가쁜 경쟁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 드라마가 대선 당일까지 계속되면서 많은 정치인들의 명운이 갈리는 부침을 낳았다. 격동의 정치 드라마 초반 무대는 한나라당과 이회창후보가 현 정권의부정부패와 실정을 밟고 `창 대세론‘을 독주시키는 양상으로 시작됐다.

민주당은 1월초 국민참여경선제라는 `정치실험’을 핵심으로 하는 당 쇄신안을 통해 반전을 시도하면서 2월22일부터 이인제 노무현 정동영 한화갑 김중권 김근태 유종근 등 이른바 `7룡‘의 각축이 시작됐다.

노무현 경선후보는 3.16 광주경선에서 1위로 올라서는 이변을 통해 `노풍’을 점화, 4월말 대선후보로 확정됐을 때는 역대 대선 예비주자 가운데 사상 최고라는 60% 지지도를 보이며 절정을 맞는다.

당내 경선에서 `대세론‘을 구가했던 이인제 의원은 국민경선제를 거치며 추락,결국 지난달초 민주당을 탈당하고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을 맡았으나 대선결과 자신이지지했던 이회창 후보가 패퇴함으로써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도 탈당과 옥고를 치러야 했지만 `국민경선 지킴이’를 자임하며 끝까지 완주한 정동영 고문은 대선에서도 국민참여본부를 이끌며 노무현 당선자의 당선에 주요한 몫을 담당함으로써 차세대 반열에 복귀해 대조를 보였다.

이회창 후보는 `빌라 게이트‘ 등으로 지지도 급락이라는 시련을 겪다가 3월26일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전격 수용해 당 내분을 추스른뒤 최병렬 이부영 이상희의 도전을 뿌리치고 5.10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돼 건재를 과시했다.

박근혜 의원은 5월17일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하며 대권도전 의지를 불태웠으나 당세 확장에 실패하자 11월말 한나라당으로 복귀했다.

5.10 전대에서 최고득표로 대표에 선임된 서청원 대표는 대선기간 이회창 후보와 투톱으로 당을 이끌었지만, 대선 패배로 인해 고비를 맞게 됐다.

대선 전초전으로 실시된 6.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선거중수도권 3곳을 싹쓸이하는 등 11개 지역을 차지했고, 13개 선거구에서 열린 8.8 재보선에서도 수도권 7곳을 석권하는 등 호남을 제외한 11개 지역에서 승리해 원내 과반의 거대정당으로 도약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민주세력 대통합론’을 내세운 김영삼 전 대통령 면담 등의 악재와 지방선거.재보선 참패, 당내 흔들기로 인해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제3지대에 남아있던 정몽준 의원은 월드컵 열기를 기반으로 9월17일 출마선언을 하고, 11월5일 국민통합 21을 창당하며 `정풍(鄭風)‘을 점화했다.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의석의 위력으로 7월말 장 상, 8월말 장대환 총리지명자의 인준동의안을 잇따라 부결시키며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이회창 후보는 다시 정풍에 밀리는 형국이 되기도 했다.

노 후보는 9월들어 김원길 박상규 김영배 의원 등 중진들이 후보단일화를 내세우며 등을 돌리기 시작하자 지지율이 한때 10%대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10월17일 김민석 전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대선정국의 격랑속에서 민주당 전용학, 원유철, 박상규, 김원길, 이근진, 김윤식, 강성구 의원, 자민련 이완구, 이재선, 이양희, 함석재 의원 등은 한나라당으로피항했으나 `철새 정치인’ 비판을 초래한 판단미스였다는 지적을 낳았다. 반면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은 노무현 당선자를 지지한 개혁신당을 택했다.

노 후보는 11월10일 `여론조사 단일화‘ 수용이라는 승부수를 거쳐 같은달 25일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로 결정된 후 35% 안팎의 지지율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1위로 올라선 후 12.19 대선에서 최종 승자로 뽑혔다.

그러나 통합21 정몽준 대표는 대선투표를 7시간여 앞둔 18일밤 돌연 노후보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아름다운 승복’을 통해 쌓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가장 유력한차기주자 자리가 일거에 와해되는 상황에 몰렸다.

이회창 후보는 생애 두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에 실패하자 깨끗하게 정계은퇴를선언, 6년여의 정치생활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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