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산호나포, 부시행정부 곤혹

발행일 2002-12-22 17:47:2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북한이 지난 9일 인도양에서 스페인 함정에 의해일시 나포됐다가 풀려난 ‘서산호’의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해외는 물론 미국내 언론까지 미국의 처리 미숙을 지적하고 나서 부시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북한은 서산호 선장의 선상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북한 매체들을 총동원해 미국정부에 대해 정신적, 물질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프랑스와 독일 및 러시아 언론은 물론 미국내 언론까지 나서 부시행정부의 ‘외교 미숙’을 공공연히 비난하고 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지난 13일 “시작되자마자 끝난 이번 사건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며 미국 정부내 강경파의 돌출행동을 비판했고 미국의 뉴욕타임스는1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부시행정부가 보인 행동은 실책 투성이였다”고 꼬집었다.

북한은 북한대로 나포 당시 총격에 의해 파손된 배를 공개하면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소산호를 돌려 보낸 이상북한의 보상요구를 무시할 명분도 궁한 형편이다.

한국외국어대 이장희 교수(국제법)는 “해양법 110조에 따르면 국기를 달지 않았거나 의심이 가는 선박을 ‘임검’할 수는 있지만 불법 행위가 드러나지 않은 배를 예인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결국 불법행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배를 풀어줬다면 나포 및 예인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를 미국측이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서산호 사건과 관련, “서툴고 근시안적(maladroit and shortsighted) 정책 결정”에 대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부시행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이 만일 서산호 사건에 대해 북한에 보상할 경우 이를 계기로 북미간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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