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문의 위기` 로 돌아온 김원희

발행일 2005-09-05 18:24:2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002년 추석 전국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평론가들의 뒤통수를 쳤던 코믹영화 ‘가문의 영광’이 3년 만에 속편을 내놓았다. 그런데 제목이 바뀌었다. ‘가문의 위기’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는“‘가문의 영광2’라고 하기에는 작품이 너무 잘 나와 굳이 전편의 후광을 입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일 개봉하는 이 영화의 한가운데에는 김원희가 자리하고 있다. 드라마와 라디오, MC 스케줄 때문에 개봉을 앞두고도 홍보 스케줄을 빼지 못하는 그와 ‘007식 접선’을 하듯 번개처럼 만났다. 지난 6월 ‘결혼까지’ 한 그는 세상에서 제일 바쁜 ‘새색시’인 듯했다.

▲“요즘 애들은 내가 개그맨인 줄 안다”

“요즘 애들은 내가 개그맨인 줄 안다고 하더라구요. 연기하는 모습을 못 봐서.그 소리를 듣고 우습기도 하면서 안되겠다 싶었지요.”

김원희에게 붙는 수식어는 여러가지다. 기본적으로 탤런트이지만 최근 몇 년간은 MC와 DJ로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했다. 현재 촬영 중인 SBS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는 ‘도둑의 딸’ 이후 5년 만이고, 영화는 2002년 ‘울랄라 시스터즈’ 이후3년 만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연예계이다보니 3~5년은 연기자의 이미지를 개그맨으로 바꾸기도 하는 것. 실제로 그는 쇼프로그램과 라디오를 통해 웬만한 개그맨 뺨치는 유머감각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특히 곱상하게 생긴 외모가 무색하게솔직 담백한 유머를 구사하니 그 ‘효과’는 배가되는 것이다. ‘가문의 위기’에 그가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관객이 웃음을 기대하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기사를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3년 만의 영화, 5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제 자신이 깜짝 놀랐지요. 그동안 제 정신이었나 싶기도 했어요.

연기를 쉬는 줄 알았는데 세월이 그렇게 흘렀네요. 그래서 바짝 긴장했지요.”

▲검사와 여고생의 1인2역

그는 ‘가문의 위기’에서 1인2역을 펼쳤다. 현재 시점에서는 조폭 소탕에 나서는 여검사이지만 과거 시점에서는 여수 지방의 여고생 ‘짱’으로 출연했다. 검사로서의 모습은 반듯하기 그지없지만 여고생으로 돌아가면 촌스러운 시골 ‘날라리’로 돌변한다.

“사람들이 제가 웃기는 것을 너무 기대할까봐 사실 좀 걱정이에요. 과거 장면에서는 모습 자체가 우습지만 기본적으로는 웃기기보다는 극의 중심을 잡아가는 역할이지요. 그러나 나중에는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더 망가져줘야 하는 것은 아닌가,내가 괜한 고집을 부려 영화를 망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지요. 그러나 감독님이격려를 해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망가지는’ 대신 주변인물과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전달하는 것.

“시나리오를 받고 전편의 주인공인 (김)정은이한테 출연 여부를 상담했더니 ‘재미있으니 꼭 하라’고 권하더라구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다”

사실 김원희가 그동안 연기를 쉬었던 것은 그야말로 ‘본의’가 아니었다. 좋은 영화를 기다리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흐른 것이다.

“10년간 드라마에만 출연해서 지겨운 감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영화 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준비하던 작품이 두 편이나 무산되면서 그 와중에 좋은 드라마들을 다 놓쳤지요. 그래서 땅을 치고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구색 맞추려 아무 작품이나 하고 싶지는 않았지요.”

MC와 DJ에 재미를 붙인 것도 이처럼 영화를 기다리다 벌어진 일.

“덕분에 ‘예능 활동’은 활발히 했습니다. 연기는 안했지만 MC와 DJ 보는 일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나름대로 바쁘게 지냈어요. MC 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었다고나 할까요.”

라디오도 마찬가지. 지난 봄 그가 마이크를 잡은 MBC FM ‘김원희의 오후의 발견’은 현재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결혼을 앞두고 바쁜 와중에 그가 DJ를수락한 것은 라디오의 매력을 즐기기 때문이다.

“반응이 즉각적이라 진짜 재미있어요. 청취자는 시청자랑 다르게 가족 같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 같지요. 서로 얼굴이 보이지 않아 그런지 속에 있는이야기를 잘하게 돼요. 덕분에 저도 알게 모르게 개인적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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