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조퇴해도 ‘3년 개근’? 지역 학사관리 부실 심각

발행일 2018-12-17 20:23:5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감사결과 대구 학적관리만 130개교 적발회계부정·채용·횡령 등 운영전반에 ‘비리’

대구경북 일선 학교들의 성적관리 등 학사 관리 부실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당장 고입 및 대입에 영향을 미치는 학생부 관리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대구ㆍ경북 시도교육청은 17일 기관 실명이 포함된 지역 초ㆍ중ㆍ고ㆍ특수학교 및 직속기관 등의 감사 결과를 교육청 홈페이지에 일제히 공개했다. 공개된 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선 학교의 비위가 학사관리는 물론 채용, 회계문제까지 총망라해있다.

특히 학생들의 출결을 비롯해 성적관리, 학생부작성 등 학적 관리에 문제가 드러난 대구지역 학교가 130개교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대구 전체 학교의 1/3수준이어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경신고의 경우 재학 3년간 조퇴가 있는 학생 4명에게 3년 개근상을 수여한 뒤 이를 학생부에 기재해 문제가 됐다. 또 수학여행 불참 학생 6명에 대해서도 학생부 자율활동 특기사항란에 ‘참여’한 것으로 허위기재했다.

혜화여고는 무려 9명의 교사가 재학생 2명에서 많게는 7명까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동일하게 작성해 9명이 모두 경고처분 받았다. 또 출결 및 성적관리에서도 5명이 경고처분을 받았다.

경신중 역시 재학 3년간 결석이나 조퇴가 있는 학생 3명에게 3년 개근상을 수여했고, 성화중도 교사 2명이 재학생 2~3명에 대해 동일한 의견을 작성했고, 결석과 조퇴가 있는 학생에게 개근상을 수여한 게 잇따라 적발됐다.

경명여중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 없이 교내 시험 6개 문항을 복수 정답 처리했고, 학생부 종합의견에도 학생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기재하는 등의 요인으로 18명이 무더기 경고처분을 받았다.

고등학생들의 출결 등 학적관리는 대입 수시전형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등에 반영되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회계 부정과 채용, 횡령 등 학교 운영 전반에서도 비리가 대거 적발됐다.

대륜교육재단은 2012년부터 2016년 공개전형시험 지원자 606명으로부터 전형료 약 1천만 원을 징수한 뒤 회계에 편성하지 않고 시험 평가위원 수당 등으로 집행해 3명이 주의를 받았다. 오성학원은 2016년 교사 채용에서 심사위원 2명의 조카가 시험에 응시했으나 그대로 심사를 진행해 문제가 됐다.

욱수초는 2013년 감사결과 교직원이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와 관련, 강당사용료 35만 원을 받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경북에서는 경산여고가 학교 공사를 계약하면서, 해당 업종의 전문시공업체로 등록된 건설업체와 계약을 하지 않는 등 4건이 감사에서 적발돼 경고와 주의 조치를 받았다.

구미여고는 학생부를 작성하면서 ‘봉사활동실적’영역에 기재할 수 없는 특정 기관명과 상호명을 기재하는 등 7건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2015년 이후 경북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사례는 모두 3천415건이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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