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위원 최장 46일 ‘감금’…역대최고 예산 245억 투입

발행일 2018-11-15 21:26:4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문제 어떻게 만들어졌나

역대 최장 ‘감금 생활(?)’이 해제됐다. 46일 만이다. 300여 명의 수능 출제위원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15일 수능 마지막 시험영역이 끝남과 동시에 자유의 몸이 됐다.

만 25년을 맞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들은 통상 5주일 안팎 기간 합숙하면서 문제를 만들고 검토한다.

하지만 지난해 지진으로 수능 자체가 일주일 연기되면서 출제위원들도 졸지에 일주일간 더 합숙을 하는 신세가 됐다.

올해는 아예 합숙 기간이 46일로 길어졌다. 수능이 생기고 최장이다.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지역의 한 교사는 “합숙 기간에는 외출하거나 휴대전화, 이메일처럼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통신수단을 사용하는 게 금지된다. 인터넷 검색도 보안요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제와 관련된 내용만 찾아볼 수 있다”며 출제기간 동안의 생활을 밝혔다.

이들은 이처럼 삼엄한 분위기에서 문제를 만들고, 반복되는 토론을 거쳐 수능 시험지에 들어갈 문제를 뽑는다.

입시 서적ㆍ기출문제지ㆍ교과서ㆍ참고서 등을 샅샅이 뒤져 기존에 너무 흡사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창의적이고 변별력 있는 문제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가 채택되지 않아 받는 자괴감, 자신이 낸 문제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 등이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음식물 쓰레기조차 보안요원의 ‘점검’을 거친다.

15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출제에 직접 관여하는 인력은 지난해와 비슷한 300여 명이 투입됐다.

검토인력과 보안요원, 음식ㆍ세탁 등을 담당하는 지원인력, 의료진, 출제가 끝난 뒤부터 합숙에 들어가는 문답지 인쇄 담당자 등을 합하면 700명 규모다.

투입된 인력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출제 기간이 길어지면서 출제에 들어가는 예산도 지난해의 1.5배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해에는 156억 원이 투입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89억 원 늘어난 245억 원을 쏟아부었다. 수능 25년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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