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할 언어의 문화·해당 분야의 지식 필요

발행일 2018-01-09 19:33:5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120> 번역가

문장 속에는 비언어적 요소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번역가는 이를 전달하기 위해 글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통역가는 외국인의 말을 우리말로 바꾸어 전달하는 사람이라면 번역가는 외국 사람이 써놓은 글을 한국어로 옮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들은 국제화시대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이다.

특히 번역은 단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놓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이는 말과 글 속에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서다. 한 단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지만 단어와 단어로 이루어지는 문장은 단어를 넘어서 전달하려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또 한 편의 글은 문장 전체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이미지를 그리기 때문에 글자가 가지는 의미를 떠나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글은 읽는 사람의 지식이나 경험 또는 문화적 수준에 따라 메시지가 다르게 전달되며 외국어일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심화된다.

외국 문화를 모르는 사람이 그 나라의 글을 번역한다는 것은 비록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혼란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

예로 명태, 생태, 황태, 북어, 흑태, 동태 등 우리말로는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생선을 영어로는 모두 ‘POllACK’이다. 결국 좀 더 의미를 가깝게 번역하기 위해 설명을 하는 단어를 붙여야 한다. 말리지 않은 명태라던지 발효시킨 명태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발효시킨 명태를 본적이 없는 나라에서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일본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말 ‘오징어’는 일본어로 ‘수루메(するめ마른 오징어)’와 ‘이까(いか물오징어)’로 나누어져 있다. ‘수루메를 질겅질겅 씹고’ 하는 일본말을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고’로 번역한다면 문학 작품의 경우에는 왠지 그 뉘앙스가 그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번역가는 자신의 지식 범위 내에서 ‘마른오징어를 질겅질겅 씹고’처럼 다른 말을 첨가하게 되는 것이다. 번역을 번역가의 새로운 창작물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번역의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완벽한 번역이라는 것은 사실상 어려우며 과학이 발달한 미래에도 번역가라는 직업이 계속 필요한 이유이다.

이처럼 완전한 번역이 어려운 이유는 사회문화마다 생각하는 방식과 사회적 가치관이 다른 데에서 연유하는 표현 양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번역가는 해당국의 문화와 해당 분야의 지식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번역 분야의 종류

과학적 연구결과나 의약품 사용설명서와 같은 경우에는 문학처럼 창작적으로 번역할 수가 없다. 이들은 모두 정확한 개념을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하는 정확한 단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던지 소리를 자국어로 표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Vitamin’을 비타민이라고 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또 계약서나 사업 관련 서류 또는 협정문서 등은 규정된 양식이 있기 때문에 내용도 중요하지만 갖추어야 할 양식도 중요하다.

이와는 반대로 문학작품을 번역할 경우에는 원작을 통독한 후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우리나라 말로 새롭게 창작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원작에 사용된 언어적 표현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내용의 흐름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표현해야 한다.

영화 자막 번역과 같은 경우에는 말하는 속도가 눈으로 자막을 읽고 이해하는 속도보다 일반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여러 마디의 말을 내용의 흐름에 맞추어 줄여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영화의 내용과 흐름에 따라 장면 속의 배우가 하는 말과 전혀 다른 단어로 자막을 번역하기도 한다. 반대로 간단한 대화의 경우에 장면의 상황에 따라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배우의 행동과 입놀림에 맞추어 다른 적절한 단어를 찾아 번역해야 한다. 배우는 입을 다물고 있는데 계속 말하는 자막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번역은 과학기술 분야, 업무 분야, 문학 분야, 영상 분야 등으로 크게 나누어져 각각의 전문 번역가가 일을 한다.

그래서 번역가는 자신이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분야가 있으며 외국의 언어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언어 이외에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도 갖추어야 한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번역 자격증과 직업 환경

현대사회에서 번역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번역가로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자격증 제도는 아직 없으며 대학 관련 학과 졸업장이나 외국 연수 또는 외국 대학 졸업장이 자격증을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번역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면접을 통해 실제 능력을 점검, 채용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에서 번역만을 가르치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으며 외국 문학이나 어학과, 통번역학과 등에서 번역가가 되는 것을 준비할 수 있다.

번역의 전문성으로 말미암아 대학보다는 대학원 과정에 관련 학과가 더 많이 개설되어 있다.

주로 번역회사나 외국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취직해 일을 하며 공채를 통해 정규직 또는 전문계약직 직원으로 입사하지만 인터넷이나 아는 사람을 통하여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한다.

현대는 국제화 시대라는 사회적 특성으로 인해 번역가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아주 다양하며 번역하는 대상물도 문학작품에서부터 사업계획서, 전문서적, 연구논문, 기술설명서, 사무서류,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광고, 법률, 경제 등 제한이 없다. 하지만 전문 번역 단계에 들어가면 분야별로 나누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직업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번역가의 연봉은 3천597만 원 정도가 되며 많은 경우에는 4천519만 원 정도 된다.

통역사와 달리 재택근무를 비롯한 근무 방식에 있어서 비교적 자유롭고 육체적 위험이나 힘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직업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이며 앞으로 사회적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창원 기자

도움말 청소년라이프디자인 대표 윤세환

외국어번역능력인증 취득국제학교·기업체 취업 가능번역사 이모저모

◆번역사 민간자격증(비공인) 종류

-국제통번역협회 발급: ITT비즈니스 번역시험(1, 2, 3급 영어, 일본어, 중국어), ITT전문번역시험(1, 2급 태국어, 일본어, 영어, 베트남어, 중국어)

-한국문학번역원 발급: 한국문학번역사(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번역가협회 발급: 외국어번역능력인정(1, 2, 3급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1, 2급 불어, 독어, 서어, 노어)

-한일경제문화교류회 발급: 일본어번역사(1, 2급)

-한국자막번역원 발급: 영어자막번역사(1, 2, 3급)

◆번역물의 종류

각종 서적, 출판물, 공문서, 회사 업무 서류, 국제회의 관련 자료, 영화 및 애니메이션 자막, 기관 및 기업 보고서, 협약서, 제품 설명서, 계약서, 사업계획서, 연구보고서, 재무 관련 회계서류, 각종 비즈니스 문서, 의료 관련 서류, 무역 관련 서류.

◆번역사 취업처

임기제 지방공무원, 생명보험 통번역사, 한국전력공사 통번역 전문 인력, 국회사무처 임기제 공무원, 한국공항공사 전문계약직, 한국철도공사 전문직, 한국관광공사 계약직, 외국계보험사 통번역사, 국가정보원 계약직, 기업체 통번역직원, 병원 코디네이터, 영상번역업체, 번역공증 사무소, 건축사사무소, 한국산업번역원, 항공사, 한국무역협회, 무역회사, 삼성ㆍ현대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 통번역사원, 방송국 드라마 통번역담당, 은행 및 제2금융권, 항공우주산업, 현대모비스 통번역직, 현대종합금속 무역직, 외국어 번역 행정사 사무소, 국제학교 행정담당 등.

◆번역 관련 교육기관

-대학: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 전공,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통번역학과, 말레이인도네시아어통번역학과, 스페인어통번역학과, 아랍어통번역하과, 영미권통상통번역전공, 영미문학번역전공, 영어통번역학부, 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 일본어통번역학과, 중국어통번역학과, 태국어통번역학과 등.

-대학원: 경북대학교 대학원 고전번역과, 계명대학교 대학원 통번역학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고전번역협동과정, 고려대학교 문화스포츠대학원 영어번역하과, 단국대학교 국제대학원 중국어통번역학과,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영어통번역학과, 동의대학교 대학원 중한번역학과,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한영통번역학과, 한일통번역학과, 한중통번역학과, 선문대학교 글로컬통합대학원 통번역학부, 성균관대학교 번역테솔대학원 번역학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한문고전번역협동과정, 영남대학교 대학원 번역학과,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 통역번역학과, 인제대학교 대학원 한중통번역학과, 전남대학교 대학원 한문고전번역협동과정, 제주국제대학교 대학원 중한통번역학과, 조선대학교 대학원 고전번역학과,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전문통번역학과, 평택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통번역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번역전공 등.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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