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외지역 찾아가는 국악공연

발행일 2017-04-20 20:02: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17년째 요양병원 등 방문교원·학생 대상 무료지도경북도 교육감상 수상도

2000년 창단된 김천 교사국악회원들이 칠곡에 위치한 언더로뎀요양병원에서 가진 재능기부 국악공연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요즘 학생들은 너무 쉽게 우리 것에 대해 무관심하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악보다는 아이돌 음악에 흥미를 느끼고 심취한다.

김천에는 국악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18년째 모여 국악연주회와 국악 지도를 통한 제자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0년 3월3일 창단 김천 교사국악회다.

김천교사국악회는 당시 관내 유치원,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사 12명(최찬환, 백은영, 임태영, 이병태, 김영찬, 박현용, 오계선, 김미옥, 고웅일, 고승희, 최홍숙, 황원욱)으로 시작했다.

이후 교사국악회와 함께 활동했던 회원은 40여 명이 되고, 지금은 김천을 중심으로 인근 시군에 근무하는 회원 16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모임이 만들어질 당시 국악을 배우는 교사가 지금보다 적었다고 한다.

그나마 어렵게 시작한 악기도 혼자서 배우다 보니 힘들면 그만두는 교사가 많았다고 한다.

이에 교사국악회는 꾸준히 연습한 기량을 연 1회 발표하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당시 모임 주제는 ‘배우서 남주자’라고 전해진다.

교사국악회는 창단 이후 17년째 정기 공연을 해 오고 있다.

공연은 찾아가는 학교 공연 5회, 고아원 1회, 요양병원 3회 등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는 공연 등이고 40회가 넘는 재능 나눔을 실천해오고 있다.

선생님들의 재능기부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교원대상 무료강습회, 재능기부 활동, 국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 무료지도로 잊혀가는 향토민요와 전래동요를 활용한 국악동요 작곡법 연수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창단 3년째인 2003년에는 경북도 우수교과연구회로 선정돼 경북도 교육감상을 받기도 했다.

창단 후 지금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교사국악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정악 합주를 위해서는 홍주의를 빌려야 하는데 당시에는 대여받을 곳이 없어 경북도내 여기저기를 수소문한 끝에 모 대학교 국악과에서 어렵게 대여받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교사국악회 회원들은 전문연주자처럼 연습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가를 이용해 익힌 기량으로 공연을 하다 보니 전문 연주단체를 흉내 내는 것 같아 공연이 끝나면 보람보다는 허탈감에 빠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교사국악회는 기성 연주단과는 차별화를 위해 교사로서의 전문성 공연에 초점을 맞췄다.

연주되는 곡들을 잘 엮어 스토리텔링으로 만들고, 진행자를 교사위주에서 학생도 참여시켜 역할극으로 진행했다.

실제 ‘최 선생님이 들려주는 국악이야기’는 단순 악곡 해설 수준을 넘어 음악과 생활을 연결시켜 연주자도 보람을 느끼고, 관람객들의 호응도를 이끌어냈다.

정악 합주 때 입는 홍주의를 2년간 대여받다가 한 벌 당 40~50만 원을 자부담으로 14벌 구입했고 좌고도 구입했다.

공연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이 있다고 한다.

2009년 11월25일 공연을 위해 김천 산간오지 학교,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서 공연하게 되었고 교실 한 칸에 학생과 학부모, 지역민까지 빼곡히 앉아 관객은 연주자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사물놀이가 연주될 때 흥에 취한 한 관객은 엉덩이를 들썩이며 박수를 쳐주었다고 한다.

연주를 마친 후 관람을 한 어르신 “모처럼 시내에 나가도 볼일만 보고 집에 오는데 60평생에 이런 공연은 처음이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며 단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했다.

당시 공연에 참석한 이들은 연주 수준을 본 것이 아니라 찾아온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 같다.

최찬환 김천교사 국악회장(성주초 교사)은 “국악이 생활화되는 데에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

특히 유치원과 저학년일수록 아이들은 거부감 없이 국악을 잘 배운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 중심에 김천교사국악회 회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 학생기자단

김천 한일여고 1학년

장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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