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배 질서정연하게…순항 돕는 길라잡이

발행일 2016-10-19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59> 해상교통관제사



바다 위에는 보이진 않지만, 자동차가 다니는 길처럼 배들이 다니는 길이 정해져 있다. 해상교통관제사는 바다 위의 배들이 질서정연하고 안전하게 지나다니도록 안내하고 도와준다.

◆필요성

경제가 발전하면서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바다를 통한 물류산업이 발달해 2015년 1년 동안 약 40만 척의 선박이 항구를 오갔다. 전국 31개 무역항과 29개 연안항을 중심으로 이 많은 배가 다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기치 않은 해양사고들이 발생하는데 지난해에도 2천101건이나 된다. 물론 여러 종류의 사고가 있겠지만, 선박끼리 부딪히는 충돌이나 접촉, 또는 항로를 잘못 들어가 발생하는 좌초와 같은 사고가 연 347건으로 전체 해양 사고의 16.5%를 자치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이는 현재 선박들의 교통정리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만일 해상교통정리를 하지 않을 때에는 이런 사고가 엄청나게 자주 발생할 것이다. 왜냐하면, 항해하는 선박들에 비해 항구 수는 적고, 배는 항구에서 항구로 이동하는데 이동 통로, 즉 해로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 대다수 선박들이 같은 항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바다 기상 상태, 해상에서 선박들의 급정거나 급선회가 어려운 점 등등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박들의 사고를 줄이고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도록 운행 질서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하는 일

해상에서 운항하는 선박에 해상의 날씨, 기상특보 등에 관해 알려주고 실시간으로 관제정보를 수집하고 전파하며 관제업무 수행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유지한다. 항구를 드나들고 항로를 항해하는 선박들에 위험한 암초를 비롯해 기상 상황, 선박 운항 상황, 해류나 위험물 등을 알려 안전한 항해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항구에 배가 몰릴 때는 순서를 정해 차례로 거리를 두고 운항하도록 하고 안개가 심하거나 야간에는 무선통신이나 불빛을 이용해 선장에게 운항 정보를 제공해 위험을 피하도록 한다.

이를 단계별로 보면 확인-관찰-정보제공-권고-지시 등으로 이행된다.

여객선, 화물선, 컨테이너선 등이 입출항 신고를 하면 모니터 상으로 이를 확인하고 해당 선박의 운항을 관찰한다. 해당 선박이 항로를 이탈하거나 위험 수역에 접근 또는 선박 충돌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모니터 또는 무선 교신으로 살피고 해양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다.

또 항해 수역이나 항만 내 선박 운항 상황, 항로상 위험요소, 기상 상태 및 운항 때 주의 사항 등은 물론 항만의 효율적인 운영과 해상교통의 원만한 흐름을 위해 항만 상황, 입출항 순위 조정, 정박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해상교통질서를 유지한다.

◆근무환경

1993년 포항항에서 처음 시작된 해상교통관제는 현재 전국 18개 해상교통관제센터로 확대됐다. 센터마다 15명 내외의 관제사가 근무 중이다. 물론 부산, 인천, 여수, 마산, 울산에는 20명이 넘는 관제사가 배치돼 일한다.

센터장을 중심으로 관제에 필요한 시설을 관리하는 부서와 관제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로 나뉜다. 관제업무팀은 대개 3개조로 조장의 지휘 아래 교대 근무를 하면서 선박 교통을 관제한다.

일반적인 공무원 근무형태가 아니라 힘들 것 같지만 나름 여유가 있고 근무 수당이 지급된다. 그러나 해상교통관제사의 순간적 실수가 선박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소중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보수는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른 봉급과 수당을 받는다. 현재 관제사들의 평균 수입은 연 4천167만 원 정도이다.

◆되는 길

일단 5급 이상의 항해사 자격을 가져야 한다. 이는 해양수산 관련 고교나 전문대 또는 대학 해당 학과를 졸업하거나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단기간에 취득할 수 있다. 그리고 1년 이상 동안 선원으로서 항해한 경력을 쌓은 다음 국민안전처에서 실시하는 선박 관제 국가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시험은 선택한 근무지별로 선발하며 10주간의 교육 훈련 후에 배치되면 4년 동안은 지원 관제센터에서만 일한다. 이밖에 공간 지각력, 기억력, 사물분별력, 합리적인 판단력, 움직임에 대한 민감한 반응과 같은 능력이 있으면 유리하며 영어 실력은 필수요건이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도움말 청소년라이프디자인 대표 윤세환

도움자료 한국직업전망

종사자 336명…여성 13%5급 항해사 이상 해기사1년 이상 승선경력 필수해상교통관제사 현황과 시험

2009년 209명이었던 국내 해상교통관제사는 2015년 현재 336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44명으로 전체 해상교통관제사의 13%를 차지한다. 해상교통관제사 시험 응시 자격은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적으로 5급 항해사 이상 해기사, 1년 이상 승선 경력을 가져야 한다. 시험방법은 사진선다형이고 근무지 선택은 중부, 동해, 서해, 남해, 제주 중에서 할 수 있다. 시험과목은 해상교통관리, 해사 영어, 항해 등이다. 합격 기준은 과목당 40% 이상 득점하고 전 과목 총점의 60% 이상 득점자 중에서 성적순으로 뽑는다.3급 항해사는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부경대, 전남대, 제주대, 군산대, 경상대, 강원도립대에서 양성한다. 4급 항해사는 부산해사고, 인천해사고, 인천해양과학고, 충남해양과학고, 포항해양과학고, 완도수산고, 경남해양과학고, 성산고, 포항과학기술고, 울릉고 등이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는 해기사 3급~5급을 취득할 수 있다.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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