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위치, 가장 값어치 있게” 소비자 상품 구매욕 자극한다

<75> 디스플레이어

2017.02.15









‘디스플레이어’는 통상 쇼핑센터나 백화점과 같은 곳의 쇼윈도 전시기획자를 말하며 디스플레이 아티스트로 불린다.
하지만 무비판적 외래어 수용으로 인해 디스플레이어의 의미가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디스플레이어는 현대 사회에 없어서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전적 의미로 남이 잘 보도록 그냥 펼쳐 놓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현대들어 평범한 일상용어가 전문적 단어로 불린 것은 사회적 의미가 바탕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어의 출현과 발전

디스플레이에 대한 출현은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유럽 구둣방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중세 서양사회에서 구두는 오늘날과 달리 아무나 신고 다닐 수 없는 비싼 물건이었다.
그래서 부유층이나 귀족들이 신분을 과시하며 구두를 신고 다녔는데 구두 만드는 기술이나 도로사정으로 인해 구두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구두를 수선하는 일은 전문직으로 산업혁명 이후에 경제발전과 더불어 구두 수선방의 숫자가 많이 늘어났다.

유명한 철학자 중에 생계를 위해 구두를 수선하는 일을 배울 정도였으니 그 직업적 수요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밀려오는 손님은 많지만 일일이 손으로 수선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 구두 수선방에 며칠씩 맡겨놓아야 했다.

그런데 구두 수선이 끝나도 주인에게 이를 알려줄 방법이 없었기에 구두 주인은 수시로 구둣방을 방문해 확인해야 했다.
이에 한 구두 수선공이 아이디어를 내 수선이 완료된 구두를 길가 창틀에 내다 놓아 지나가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창가에 디스플레이를 한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호평을 받게 되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길가 창틀에 물건을 늘어놓는 방법이 유행했다.
디스플레이가 상업적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이후 구둣방에서만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활용됐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변 창가에 물건을 전시해 구매 욕구를 자극함으로써 판매량을 높인다는 상업적 전략이다.
길가에 쇼윈도우가 만들어지고 판유리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디스플레이는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이처럼 상업적 목적에서 시작된 디스플레이는 고객으로 하여금 구매 의욕을 가지도록 유도함으로써 상품 판매량을 증가시키려는 기본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디스플레이어의 일과 미래전망

디스플레이는 상업적 이윤 창출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생각해야 한다.
공간 예술이나 시각 예술과는 다르고 아름다움이나 특정 주제에 따라 장식하는 인테리어와도 다르다.
디스플레이는 광고와 관련성이 많다.
이는 행위로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즉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아함, 아름다움, 고귀함, 산뜻함, 귀여움, 참신함 등을 느끼게 해 동화되도록 설득한다.
이를 ‘진열장 효과’로 불리며 디스플레이가 가지는 핵심적인 역할이다.

요즈음에는 이를 계절의 변화나 사회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트랜드를 리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디스플레이에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론과 수단으로서 공간 예술 또는 장식예술의 기법이 필요하다.

주로 고급 부띠끄,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등에서 작업하는 디스플레이어는 고객들에게 구매욕이 자연스레 생겨날 수 있도록 장소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전시 기획을 한다.

우선 진열 공간의 기본적인 색조를 결정하고 이에 맞추어 마네킹, 옷감이나 종이 또는 식물 등의 장식 재료를 선택해 디스플레이를 한다.
색깔과 형태의 조화, 적절한 볼륨 구성, 조명의 밝기 등을 통해 상품을 최적의 위치에서 가장 값어치 있게 보이도록 해 고객으로 하여금 동화되도록 한다.

디스플레이어가 되려면 시대적 흐름에 맞춘 창조적인 예술적 감각이 필요하다.
이는 고객의 소비심리나 관심사항과 연결할 수 있는 정서적 예민성과도 관계가 있다.

또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계에 대한 이해가 빨라야 하며 예술적 재능과 섬세한 손재주도 요구되며 제한된 공정 시간 내에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결단과 추진력도 갖춰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디스플레이어에 대해 전문적인 시각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적인 디스플레이 전문회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개 디자인 관련 회사나 백화점 등에 취업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도움말 청소년라이프디자인 대표 윤세환

관련 자격증 아직 없어
시각디자인·산업기사
업무 일정부분 맡기도
디스플레이어 자격증

현재 디스플레이어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국가자격증은 없다.
다만 업무는 시각디자인 기사(대학졸업 이상)와 산업기사(전문대 졸업 이상)가 일정부분을 맡고 있다.
이는 디스플레이어와는 별개의 자격이다.
아직은 대학에서 디스플레이어와 관련해 개설된 학과는 없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시각디자인, 공간디자인, 인테리어디자인, 전시디자인 등 관련 학과에서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예술과 심리학, 커뮤니케이션학을 비롯한 공학적 지식의 융합적 분야다.
하지만 분야별 전문성보다는 융합적 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미래의 새로운 직업군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직업정보시스템의 자료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어의 연 평균 수입은 2천980만 원 정도로 많이 받는 경우에는 3천555만 원 정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스플레이 직업 자체에 따른 것이 아니라 디스플레이어가 아직 사회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학과로는 공간연출학과, 인테리어 디자인학과, 시각디자인학과, 실내디자인학과, 패션디자인학과,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디자인조형학과, 시각광고디자인학과, 영상디자인학과,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공간디자인학과 등을 비롯한 디자인 관련 학과를 꼽을 수 있다.
김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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