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국어 원어민 수준 구사…사회·문화 이해해야

<88> 통역사

2017.05.16



인간이 가진 특성 중 하나가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간혹 곤충이나 동물들도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언어라기보다는 신호에 가깝다.
언어는 개념을 지닌 단어들이 문법적으로 구성되어 특정의 의미나 의사를 전달한다.
그래서 문화가 다르면 언어가 다르다.
이는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하는 습성에서 비롯되는 개념과 논리적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원인으로 지역마다 언어가 다르다.
인류정치사를 통해 중심적 문화가 주변 문화를 흡수하면서 언어도 몇 개의 언어군으로 나눠졌다.
따라서 언어군이 다른 집단의 사람들끼리는 의사가 소통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서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당사자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중간에서 각자의 언어로 의사를 전달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역이라고 하며 이러한 활동이 직업화된 것은 오래됐다.

서구 사회에서는 통역에 대한 전문가를 20세기부터 체계적으로 양성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역전문가 양성체계는 갖춰졌지만 아직은 초보 단계이다.

현재 통역사로 활동 중인 상당수는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고 최근 젊은 층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통역사가 배출되고 있다.

해외 교류나 유학이 빈번하고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한국인도 많기 때문에 일상적인 외국어 회화는 일반 시민들도 가능한 경우가 많다.
통역은 외국어 이외의 전문지식을 함께 갖추어야 제대로 된 통역을 할 수 있다.
의료 분야의 통역을 하려면 의료계 사정에 대한 정보뿐 만 아니라 의학적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법정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재판에 참여하는 사법통역사는 법률적 지식도 갖춰야 제대로 된 통역을 할 수 있다.


◆통역의 일반적 방법

통역의 기본은 한 나라의 말을 다른 나라의 말로 바꾸어 전달해줌으로써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단어를 잘못 선택하게 되면 듣는 상대방은 말하는 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할 수 있게 된다.

말은 글자와 달라 분위기에 따라 전달되는 뉘앙스(미묘한 느낌)가 달라진다.
그래서 통역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문화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며 해당국의 언어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알아야 한다.

이외에 전문적 영역의 통역사가 되려면 정치, 법률, 의료, 금융, 무역 등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많은 최신 정보와 지식을 갖춰야 한다.
분야마다 사용되는 전문 용어와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역사가 되려면 적어도 2개 국어 이상을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국들의 사회 풍습이나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또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도 전문가 수준이 돼야 한다.
외국어만 배워서는 통역사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이러한 지식과 노하우를 갖춘 통역사들은 국제회의장에서 통역하게 된다.
이 경우 발표하는 사람과 거의 같은 시간에 다른 언어로 통역하는 동시통역 방식이 있고, 일정한 문단을 발표하고 난 뒤에 이를 다른 나라 언어로 다시 통역 발표하는 순차통역이 있다.

그리고 3개 국어 이상으로 통역할 경우에는 우선 영어나 중심국의 언어로 통역하고 이를 각각의 언어로 다시 통역하는 릴레이방식의 통역이 있다.

동시통역사는 동시통역 장비가 갖춰진 회의장의 특정 장소에서 2명이 한팀이 된다.
중요한 회의일 경우에는 3명 이상이 함께하기도 한다.
이는 동시통역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으로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2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이 교대로 통역한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어폰을 통해 동시통역사의 통역을 듣게 된다.
거의 실시간으로 통역하기 때문에 발표자의 발언이 끝나면 통역도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순차통역은 발표자가 일정한 분량만큼 발표하고 나면 옆에 있던 통역사가 자신이 발표자인 것처럼 최대한 그 느낌을 살려 다른 언어로 발표한다.
그동안 원 발표자는 잠시 쉬게 된다.
이렇게 교대로 발표하기 때문에 발표자의 발표가 끝나도 통역사의 통역이 끝나야 발표가 마무리된다.
이 경우에는 특별히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듣게 된다.
이러한 방식 외에 참석한 대표 옆이나 뒤에 앉아 귓속말로 통역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위스퍼링 통역이라 한다.


◆통역사의 종류

통역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국제회의 동시통역사를 말한다.
하지만 이외에도 전문적 통역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수행통역사: 공무나 사업 관련 업무로 해외에 방문하거나 출장가는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일상대화에서부터 업무 내용까지 옆에서 통역을 해주는 통역사를 말한다.
특히 국가대표가 외국을 방문할 때 대통령이나 특사 옆에서 통역하는 사람을 말한다.

-관광안내통역사(통역가이드): 동시통역사와는 성격이 다른 통역사이다.
관광객을 위해 관광자원에 대해 설명하고 진행과정을 통역하는 직업인을 말한다.
때때로 관광객의 개별적 통역도 해주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관광 사업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관광통역안내사를 고용하도록 관광진흥법에 규정하고 있다.

-의료통역사: 정부의 의료관광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2009년부터 의료관광을 위한 전문통역사제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식 국가자격제도까지는 발전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의료 분야는 인체와 생명에 관한 사항들이기 때문에 전문적 의료지식에 대해 통역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기술자격인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트는 의료와 관련한 마케팅으로 전문 의료통역사는 아니다.

-사법통역사: 외국인 수사나 재판 또는 출입국 관련 업무를 통역하는 것으로 인신구속이나 형벌과 관련되기 때문에 이 역시 통역 과정에서 법률적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창원 기자
도움말 청소년라이프디자인 대표 윤세환

전문통역사 대학원 필수
한국어도 정확히 알아야
직업적 환경과 준비 과정

통역사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전문직으로 취직해 통역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또 통번역회사에 소속돼 일을 한다.

이 후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
통역이라는 일 자체가 필요한 경우에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대개 의뢰를 받아 회의장을 비롯한 현장에서 통역 업무를 본다.

외국으로 출장을 가는 경우도 일반 직업에 비해 잦은 편이고 경제적 수입은 불규칙하고 편차가 심하다.
일반적으로 통역 의뢰를 받으면 1일 당 보수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일한 시간으로 볼 때 고수익에 속한다.
취업처는 다양하지만, 활동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통역활동보다는 전문기관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통역사의 경우 특별한 자격 제도가 없다.
대신 통역대학원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통역사는 외국어를 공부하는 수준에서 이야기할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대학과 대학원 과정에서 준비할 수 있다.
외국에 오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외국어는 물론이고 한국어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 단어는 어떤 경우에 어떤 느낌으로 사용하는지 꼼꼼히 익혀야 한다.

길을 가면서도 외국어로 설명하는 연습을 하고 새로운 단어를 보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고 실제로 말로 해보기도 하며 원어민들의 발음과 같이 노력하고 반복해야 한다.

외국 TV나 영화, 비디오를 보고 잡지도 소리 내 읽어보고 가능하면 해당 국가에서 생활하는 등 학습이 필요가 있다.
영어가 국제 공용어로 사용되기 때문에 영어통역을 주로 하지만 아시아지역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 아시아 언어 전문통역사도 비전이 있다.

언어는 감성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업무 관계에서 해당 아시아 국가의 언어로 통역하는 것은 영어 통역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중국어, 일본어, 몽골어 등은 원어민 수준으로 말할 수 있고 문화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유리하다.

전문대학이나 대학 수준의 통역학과는 전문통역사보다는 일상적인 생활 통역을 목표로 할 수 있지만 전문통역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통역대학원 수준의 공부가 필요하다.

프랑스에서도 회의통역사는 보통 통역대학원 과정을 거친다.
통역사의 수입은 아주 다양하지만 초임 보수가 우리나라 돈으로 1일 당 60~110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통역 관련 교육기관

공주대(관광영어통역학전공), 대구외국어대(일본어통상통번역학과, 중국어통상통번역학과), 동국대(영어통번역학전공), 한국외국어대(독일어통번역학과, 말레이인도네시아어통번역학과, 스페인어통번역학과, 아랍어통번역학과, 영미권통상통번역전공, 영미문학번역전공, 영어통번역학부,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 일본어통번역학과, 중국어통번역학과, 태국어통번역학과), 한세대(영어통상통역학과)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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