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조성·도로 정비할 때 미래교육 환경 생각해야

2017.09.11

이른 아침 비에 젖은 나팔꽃 한 송이 사진이 휴대폰으로 배달되었다.
빗물을 머금은 어여쁜 보랏빛 꽃 때문에 마음이 잠시 환해졌다.
비록 사진이더라도 어떤 말보다도 한순간에 다가오는 꽃의 그 미소에 위로를 느낀다.

그러나 그 기쁨 뒤에는 허전함이 남는다.
자연의 정원에서 만나는 그 생생한 날것의 깊은 감동이 아니라 감정의 표피를 스치는 찰라의 감정이다.
이러한 감정운동에 익숙해지면서 우리의 마음은 점점 깊이를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를 해본다.
쉽게 소통하고, 쉽게 잊혀지고, 쉽게 구입하고, 쉽게 버리는 일에 익숙해지면서 사람의 존엄성에 대한 우리의 감정도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생각해본다.

그래서 그 인공지능시대의 도래가 두려운 것이다.
교육현장에서는 인공지능시대의 교육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미래의 직업교육은 또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 학교정책은 그래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서로 부딪힌다.
대구교육을 상상해보자는 시민운동과 바른교육, 행복교육, 공감교육, 얼마나 많은 논리들이 대구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의 논리의 우월성을 주장하기보다는 잘 들어주는 천국의 귀가 필요한 때이다.
작은 목소리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진정성이 필요하고 그 작은 목소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물어야 한다.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를.
집 한 채를 설계하더라도 우리는 각자구성원이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그 집의 형태가 결정한다.
그 가운데에도 아이들에게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주기위해 애쓴다.
잘 놀 수 있는 공간,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편안한 휴식이 가능한 공간처럼 말이다.
지금 쏟아지는 교육에 대한 담론들이 실제로 실현가능하기위해서는 이처럼 학교와 사회를 잇는 교육공동체의 관계망을 넘어서서 교육환경조성을 위해 도시 전체가 변화해야 되는 시점이다.
인공지능시대에 학교의 교육환경 만으로는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것에는 누구나 공감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은 텍스트가 중심이 되지 않는다.
기존의 지식들이 나의 직업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함으로써 생각에 이르는 것이 중요해 지는 시대이다.
즉 직접 행동하고 실천하는 데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야하고, 지식체계를 새롭게 세워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단순한 명제인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 는 것은 사회 환경이 변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마을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마을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길가의 한 송이 꽃이 아이를 실천적 지식에 이르게 하고, 몸과 마음을 일치시킨다.
체험적 지식을 통해 창의적 생각이 아니라 창의적 행동에 이르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의 공원을 조성할 때도 도로를 정비할 때도, 건물에 한 개의 예술품을 세울 때에도 미래교육을 위한 환경을 의식해야 한다.
대구시는 지금 시립박물관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것은 대구의 교육환경을 바꾸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시민적 담론이 필요하다.
이럴 때에 대구 시립박물관을 중심으로 문화벨트를 조성하고 문화인프라를 확충하여 체험적 지식의 학습장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감성과 시선을 드넓은 자연으로 돌려놓는 일을 위해 정치, 경제, 문화의 영역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집앞의 한 송이 꽃을 피워내는 일도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된다는 일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경숙
박물관 수 관장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