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경북도교육청, ‘시울림’ 있는 학교 운영

경북교육청, 내년부터 학교별 시 낭송 행사도

2018.12.05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올해 수능시험 필적확인란에 제시된 김남조 시인의 편지라는 시의 첫 구절이다.
2006년 필적확인문구란이 첫 도입되었을 때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첫 구절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 제시됐다.
작년에는 김영랑 시인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라는 구절이, 그리고 2017년에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의 한 구절인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었다.

필적확인문구는 매년 수능 출제위원들이 정한다고 한다.
문구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필적을 확인하는 기술적인 요소가 충분히 담긴 문장들 중에서 수험생들에게 편안함과 힘을 줄 수 있는 문장으로 선택한다고 한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는 문구가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이 가슴이 뭉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험생들 또한 잠시나마 긴장을 풀고 자세를 가다듬었을 것이다.

한 편의 시, 한 구절의 아름다운 말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나아가서는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수놓을 수 있다고 믿는다.

똑같은 조건에서 식물을 키우면서 한 식물에게는 매일 좋은 말과 칭찬을 해주고, 다른 식물에게는 나쁜 말과 비난을 한 후 그 결과를 지켜보는 실험이 있었다.
그 결과 좋은 말을 들은 식물은 잘 자랐지만 나쁜 말을 들은 식물은 차츰 시들더니 결국 죽고 말았다고 한다.

이런 실험 결과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밥과 물을 가지고 한 실험에서도 비슷하였다고 한다.
하물며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감정을 지닌 우리 아이들이야 두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시를 낭송하다 보면 고운 심성과 따뜻한 마음을 지닌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교육청에서는 내년부터 학생들이 시낭송을 통해 표현력 및 예술적 감수성을 높이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꿀 수 있도록 ‘시울림’이 있는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한 학기에 한편 이상의 시를 암송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모아 포트폴리오도 만들어 보고, 학교별로 시 낭송 행사도 할 예정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인성을 기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따뜻한 인성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서 순화와 심성 계발, 감성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공자는 시경에서 ‘사무사(思無邪)’라 하여, 시 300여 편을 읽으면 마음에 간사함이 없어진다고 하였다.
21세기 디지털과 스마트폰 시대에도 프랑스 초등학교에서는 ‘시 수첩’ 숙제가 130여 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고 해마다 10편에서 15편의 시를 암송하고 ‘시 수첩’에 암송할 시를 적어보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외우고 익힌 생각하기 훈련이 프랑스 대입 논술 ‘바칼로레아’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학창시절에 외운 한 편의 시로 인해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될 어려운 문제와 힘든 시기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최소한 올 해 수능을 치룬 수험생들은 이 구절을 평생 기억하며 힘든 날을 잘 극복할 거라 믿는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