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수시제도 문제점 보완 수능 난이도 조절 가장 중요

발행일 2018-12-13 19:38:4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어느새 2019년의 마감을 알리는 한장의 달력과 마주한다. 일출과 새해의 흥분을 전해온 지인들의 소식으로 시작했던 이 지면이 어느새 그 끝을 향하고 있다. 한주마다 교육의 일면과 필자의 일상을 반추하고자 했지만 의도와 달리 감성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입 학사 일정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수능과 합격선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지만 중하위권의 약세가 유독 눈에 띄는 상황이다. 하물며 최저등급마저 맞추지 못해 불합격이라는 수시모집 결과를 받은 학생들의 참담한 심정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어느 누가 합격을 원하지 않겠는가! 대학별 순위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자신의 점수보다 높은 대학의 합격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요행을 바란다고 탓할 수 있겠는가?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는 욕망이기에 ‘소신 지원’이라는 말로 대신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자녀들의 수능 결과에 따른 가정의 충격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수시발표에서 다행히 합격통지서를 받은 경우라면 그 기쁨은 배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은 또다시 정시 지원에 매달려야 하는 고통의 연속이다. 예측 가능성을 담보한 수능이 되지 못했기에 중상위권보다 중하위권의 진학 포기로 재수생이 늘어날까 두려운 현실이다.

개개인 가정의 경제적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당사자인 학생과 가족 구성원들이 겪을 1년의 시간은 어떻게 보상될 것인가! ‘노력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따른다’ 라는 평범한 진리마저 의문시되는 현재 상황에서 재수 생활을 권하기에는 두려움이 앞선다.

학생 개개인의 학력 차이를 전제하는 것이 시험이지만 이번 수능은 난이도 조절실패와 수험시간의 촉박함 탓으로 합리적 판단보다는 막연한 근거의 ‘찍기’식 답안 제출이 됐다는 점은 참으로 아쉽다. 가채점을 위한 자기 답안 쓸 시간마저 없었다며 푸념하는 학생들에게서 수능시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읽을 수 있다.

현재 대학 입시제도가 수시모집과 정시 모집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수시 모집이 차지하는 비율이 76%를 넘어가고 있다. 최상위권 대학과 국립대가 요구하는 수능 최저등급제가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수능 시험의 중요성을 다할 수 없음이 사실이다.

사교육과 교육특구의 지나친 과열을 막고 일반고 진학률을 올린다는 취지로 시작된 수시 모집에서 단연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교과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숙명여고 사태를 통해 그 폐단이 나타나듯이 교과 평가에 대한 자의적 적용과 학교별 평가 기준의 객관성 부족은 학생들의 진정한 학력을 가늠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비교과 활동을 통한 진학이란 점에서 학생들의 사교육비를 줄이고 진취성과 사회성을 높인다는 좋은 취지와 특목고와 일반고의 격차를 줄인다는 순기능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 취지가 무색하리만치 강남특구와 특목고의 진학률을 높이고 있는 것은 학생부 종합전형임을 알 수 있다. 비교과 활동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은 특권 계층의 사교육비 증가와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수시 제도의 문제점이 노출된 현재 상황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 대체 제도는 정시 제도임이 분명하다. 지나친 난이도는 정시 제도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도리어 독이 될 수 있다.

2020년 수능은 학생들의 학력 수준에 대한 면밀한 평가과정을 통해 수능 문제가 출제되길 기대해 본다.

영어전문학원 에녹(Enoch)원장 김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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