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리는 따뜻함 전달했어요”

발행일 2018-12-13 19:38:4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고3 위한 프로그램 운영 매년 희망학생 신청 받아국제구호단체 캠페인 동참



 
수능이 끝난 문경여고 3학년 학생들이 저체온으로 생명이 위험한 신생아를 구하는 데 사용할 신생아 모자뜨기에 나서고 있


영하를 오르내리는 쌀쌀한 날씨를 잊게 하는 학생들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추위를 녹이고 있다.

수능이 끝나면 그동안 준비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맘껏 놀 것 같은 여학생들이 이름도 알 수 없는 타국의 신생아를 위해 한뜸 한뜸 정성스럽게 털모자를 뜨고 있다.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에서는 대학교 면접이나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 이외에는 정상적인 수업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학교마다 고3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경시에 위치한 문경여자고등학교(교장 백낙중)도 입시가 끝난 고3 학생들을 위해 지역 문화 유적 탐방, 이미지 메이킹 특강, 경제 특강, 머핀 만들기, 신생아 모자 뜨기 등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은 활동이 있다.

신생아 모자 뜨기 활동이다.

학생들의 손에는 책 대신 털모자를 짜는 대바늘이 들려 있다.

지도하는 선생님도 오늘은 교과 내용 대신 뜨개질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도교사의 설명을 들으며 바늘코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털모자 뜨기가 처음인 학생들도 지도교사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한 줄씩 짜내려 간다.

뜨게질을 하는 학생들 얼굴 어디에도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는 보이지 않았다.

힘들었던 수능이 끝나고 이제 쉴 법도 한데 신생아들을 위해 모자를 뜨는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모자 뜨기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는 3학년 김지희양은 “지난해에도 학기말 고사를 끝내고 모자 뜨기에 참여했는데 올해도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

내가 만든 털모자가 아프리카 신생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보감을 느끼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처음 참가한 3학년 김은수양은 참가 동기에 대해 “처음에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 그냥 낭비할 뻔한 시간을 이렇게 봉사활동에 사용하게 되어 기쁘다.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신생아 모자 뜨기는 정은아 교사(화학교사)가 중심이 되어 희망학생들의 신청을 받아서 매년 해오고 있다.

학생들이 완성한 털모자는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더런을 통해 아프리카로 보내져 저체온으로 생명이 위함한 신생아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쓰여 진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1919년 에글렌타인 젭이 설립한 국제아동구호기관으로, 신생아 살리기, 여아 학교 보내기, 분쟁 속 아동보호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모자 뜨기는 세이브 더 칠더른에서 캥거루 케어라는 이름의 캠페인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이 직접 뜬 모자를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의 체온 조절과 보온이 필요한 신생아들에게 전달하는 국내 대표적 참여형 활동이다.

세이브 더 칠드런에 의하면 실제로 이 캠페인을 통해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목숨을 잃는 신생아 수가 약 400만 명에서 260만 명으로 감소했다.

캠페인은 2018년 10월22일부터 2019년 3월8일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완성된 모자는 아프리카 말리와 타지키스탄에 전달될 예정이다.

학생들이 만들어준 모자를 쓰고 건강하게 자라 갈 신생아를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힘이 나고 행복해진다는 학생들의 말처럼 우리 사회도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연말을 함께 보냈으면 참 좋겠다.



경북교육청 학생기자단

문경여고 2학년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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