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끝나면 이삭줍듯 수능 마무리 공부 중요

발행일 2018-09-19 20:10:5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김시욱의 교육이야기



유종의 미가 절실한 시기이다.

벌초를 위해 떠나는 고향의 들녘엔 노란 색조의 물결이 시작되고 있다. 가뭄과 태풍 그리고 장맛비로 애지중지 키워온 농작물을 잃고 망연자실하던 농부의 피해와 아픔이 어느새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여든여덟 번의 손길이 가야 한 톨의 쌀이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의 삶에서 그 어느 것 하나 이처럼 피땀이 배이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이 있을까 싶다. 벼 이삭을 틔어 모판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모종을 심고 수확하는 과정까지 농부의 손과 애정이 필요하다.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은 농작물의 웃자람을 보고 좋은 수확을 예측한다.

하지만 과도한 수분과 질소 그리고 일조량의 부족에 다른 결과임을 안다면 인간의 판단과 노력만으로 최상의 결과를 이룰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자연의 적절한 조력이 특히 필요한 까닭이다.

수천 년을 이어온 자연에 대한 도전과 극복은 인간의 문명으로 발전해 왔고 그것은 인간의 편의성을 보장해 왔음이 사실이다. 시련을 통한 축복은 또 다른 기술의 발전과 환경 친화적 개발을 통한 인간과 자연의 유기체적 삶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재해를 영원히 풀 수 없는 난제로서가 아니라 인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원인으로서 접근해 가야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유기체적 하나로서 환경을 받아들일 때 예측되는 재해를 막을 수 있다.

지난해 수능 시험일을 앞둔 포항지진의 발생과 시험일 연기는 자연재해가 인간의 일상생활을 좌지우지하는 좋은 실례였다. 연간계획 아래 학습의 결과와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 온 수험생들이 예측하지 못한 지진과 한 주 연기된 시험으로 시험을 망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동일한 조건하에서 치른 시험이기에 그 결과는 오롯이 수험생 각자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냉정히 바라보면 동일한 조건이란 허구일 뿐이다. 지진 진원지와 가까운 지역들의 수험생들은 재해 대피소나 친척집을 전전하며 시험을 준비했으며 수십 차례의 여진은 그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시험 당일까지 고사장의 변경을 고민해야 했던 당시의 환경 속에서 포항을 비롯한 근거리 지역 수험생들의 불안과 당혹감은 최상의 결과를 담보할 수 없었음이 사실이다. 이러한 연유로 국가주도의 시험관리 콘트롤이 상시 준비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2019년 대학 수능일이 50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의 유종의 미와 꼼꼼한 자기 관리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기이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시 원서 접수로 불안과 어수선한 감정이 더없이 큰 시기인지라 평소의 안정적 리듬마저 잃어버릴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성격은 출제자와 수험생 모두에게 수능을 짐작하게 하는 난이도와 출제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 하겠다.

각 과목에 대한 오답정리를 통해 단원별 입체적 공부와 출제 가능 범위를 예측하는 것은 난이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문제풀이 중심의 양적 공부보다는 중요 이론과 연계된 약점 분석과 단원별 유기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최근에는 트랙터와 경운기 등의 기계식 농법이 주가 되고 있지만 가을걷이가 끝나면 늘 이삭줍기로 마무리하던 시절이 있었다. 1여 년 간 길러온 농작물을 수확하고 빠뜨리거나 미처 베어내지 못한 이삭들을 작은 포대기에 담아가는 것이 그것이었다. 이삭줍기가 수험생에게도 필요한 시기가 지금부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꼼꼼히 마무리하는 중요성을 결과에서 느끼길 바래본다.김시욱영어전문학원 에녹(Enoch)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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