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본이 강제로 심었던 수종” 지적

“경실련, 금오공대·세무서 등에 이식·최소화 요구
“대중성 높아 이미 곳곳에 자리잡아” 일부 반론도

식민잔재 논란이 일고 있는 금오공대 본관 옆의 가이즈카 향나무.


일본산 가이즈카 향나무를 둘러싼 일제잔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11일 “금오공대 대학본부와 벤처창업관, 학생회관 앞 잔디광장과 구미세무서가 일본산 가이즈카 향나무로 도배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식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가이즈카 향나무가 일제강점기 우리민족을 일본인으로 의식화, 말살하기 위한 황국신민화 식민정책의 하나로 초등학교 등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 강제로 심은 나무이며, 국민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대와 세무서가 자발적으로 심었다는 것은 무지의 소산치고는 지나치다는 것이 구미경실련의 입장이다.

경실련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금오산 박희광 애국지사 동상 옆에 있던 80년생 가이즈카 향나무가 이식됐다. 하지만 이 향나무는 동상이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나무이다. 이와 관련, 김태성 금오공대 기획처장은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조경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종전 신평동 캠퍼스와 총장관사에 있던 조경수를 새 캠퍼스로 이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즈카 향나무의 식민잔재 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 나무는 국회의사당, 국립서울현충원, 대구 달성공원은 물론 각 관공서와 일부 가정에도 심어져 있을 만큼 대중성을 갖춘 조경수이지만 일부 국회의원과 문화재 단체, 시민단체 등이 국회의사당과 현충원, 관공서의 가이즈카 향나무를 뽑아내라고 요구해 수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경남도청 정원에는 수령이 270여년이나 된 가이즈카 향나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충남 연기군 전동면 송성리의 수목원인 베어트리파크에는 1만그루의 가이즈카 향나무가 수목원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이처럼 가이즈카 향나무가 식민잔재라는 논란 속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조경수로서의 높은 가치 때문이다.

가이즈카 향나무는 일본에서 들어온 왜색수종이지만 1970년대까지 수목도감 첫 번째 나무로 등장할 만큼 대접받은 조경수였다는 것이 조경업자들의 이야기다.

경북대 조경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수필가 전원일 씨는 자신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일본의 식물학자인 가이즈카 교수가 향나무와 삼나무를 교배시켜서 개발한 품종인 가이즈카 향나무를 관공서에서 모두 뽑아내야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무는 사람도 생겼다”며 “식물에까지 국적을 논하는 일부 사람들의 주장을 듣고 참으로 어이없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송과 일본목련도 일본에서 들어온 수종이지만 날로 귀한 대접을 받으며 금송의 경우 관공서나 건물 개관식 때 공장 개업식 등에 기념식수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시민들도 “가로수로 많은 벚꽃을 심는 마당에 정원수로 이미 자리 잡은 가이즈카 향나무를 일본산이라고 무조건 이식해야 한다는 논리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승남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