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누구 낼까 고심

발행일 2017-08-22 20:23:2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민선1기 빼곤 ‘보수필승’ 불구 바뀐 분위기에 눈치
여당 공천자에 촉각…“김부겸 출마 전제 판 짤 것”
연내 후보 가시화 계획 내년 2월까지 연기될 수도

내년 6월 대구시장 선거 후보 공천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벌써부터 눈치를 살피고 있다.

과거 공천만 받아도 선거에 이긴다는 게 공식화 된 대구에선 타당 후보에 대해 신경조차 쓰지 않던 것과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공천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으며 현재 여당의 공천 후보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촉각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최근 대통령 탄핵과 새 정부 출범으로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던 대구 지역민의 정치 인식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한 고위관계자는 “당내 공천을 두고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올해 말 당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을 가시화해 공천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다른 당에서 후보자가 누가 될 지에 따라 상황을 살피고 공천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내년 2월 선거 코 앞에서 공천 후보를 정하게 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민선으로 대구시장을 선출하기 시작한 첫 선거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대구시장직은 보수당이 선점해왔다.

1995년 6월27일 있었던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시 자유민주연합의 이의익 후보를 10% 넘는 표차로 당선됐다.

이후 문희갑 전 시장은 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70%가 넘는 표를 얻어 재임에 무난히 성공하면서 사실상 대구시장은 보수당에서 선점해 온 셈이 됐다.

이어 같은 당인 조해녕 전 시장과 김범일 전 시장 역시 60~70%의 높은 득표율로 시장으로 뽑혔다. 결국 보수당에서 공천만 받으면 대구시장 선거에서 무난히 이길 수 있었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

이에 따라 지난 민선 6기 선거 전 새누리당 대구시장 공천을 신청한 후보는 8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해 본 선거보다 더 치열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영진 시장에 대항해 후보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현 행정안전부 장관이 40%를 넘는 표를 얻으며 차기 대구시장 선거 판도를 흔들어 놓기도 했다.

지난달 대구아시아포럼에서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는 김부겸 장관이 출마한다는 전제로 판을 짜겠다”고 발언한 바 있을 정도로 보수당 공천을 받은 후보가 곧 대구시장이라는 공식도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당 대구시당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따른 후보자 공천을 두고 아직 정확히 정해진 규정이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중앙당측의 대책 모색을 요구하고 나설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오는 29일 홍준표 대표와 전국시당 위원장 등이 모이는 자리에서 중앙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룰을 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며 “아직까지 선거일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공천이나 경선에 있어 기준이 잡히지 않아 여러말들이 나오고 있는 데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정 기자 kw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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