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매 장 보러 왔네예, 오늘 물건 싱싱하고 좋아요. 함 구경해 보이소.”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다. 추석 때 쓸 음식장만을 위해 동네마다 삼삼오오 전통 오일장터로 몰려간다.
영천은 구수한 인심과 저렴한 지역 특산품이 풍성한 영천 공설시장이 전통 장터의 명맥을 이어가며 지역민들의 정겨운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
조선 중 말엽, 영천 남천변에 개장한 후, 1955년 현재의 완산동으로 옮겨 온 영천 공설시장은 상설시장과 함께 2일, 7일마다 5일장이 선다. 특히 영천장은 대구 약령시장, 안동장과 더불어 영남의 3대 시장으로 손꼽힌다.
시골장터 구경은 언제나 흥미롭다. 팔 물건이 없어도 이리저리 다니면 소소한 구경거리가 널려 있다.
대형상점에서는 절대로 맛볼 수 없는 재래시장 특유의 흥정모습과 사람구경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른다.
지난 2005년 영천 공설시장은 이용객 편의를 위해 부설 주차장, 아케이드, 공연장 설치 등 현대화 시설로 탈바꿈했다. 1지구는 곡물전, 2지구 수육 골목, 3지구 건어물, 4지구는 생선류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영천의 특산물인 ‘돔배기’는 어물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돔배기를 사려고 인근 도시에서도 영천장을 찾아온다. 요즘은 택배로도 주문할 수 있다. 장 구경을 마친 후 배가 출출해지면, 수육 골목에서 소곰탕과 수육 한 접시로 배를 채울 수 있다.
영천 공설시장은 지난해 현대화 시설로 바꿨다. 시장 2층을 개축해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내 영화관을 개관했다. 최신 영화를 상영하면서 시장 이용객의 연령대도 다양해져 재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박웅호 기자 park8779@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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