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립공원 주상절리 훼손 심각…보호대책 절실

발행일 2018-12-13 20:03:3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경주국립공원 선도산 계곡 용지골의 주상절리가 다양한 형태로 절경을 이루고 있지만, 훼손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어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용지골의 펭귄 모양의 주상절리.


경주국립공원 선도산 계곡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급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계곡이 급격하게 훼손되고 있어 문화재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주 서악동 무열왕릉 뒤편 선도산 계곡 용지골은 주상절리로 형성된 협곡으로 빼곡하게 장작을 쌓아둔 것과 같은 다양한 형상의 주상절리군이 암벽으로 형성돼 절경을 이루고 있다.

용지골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로 등재된 경주 양남의 바다 주상절리 군과는 다르다.

육상에 위치하면서 어른 주먹 크기에다 큼지막한 사각, 오각, 육각기둥들로 구성돼 하늘을 향해 곧추서거나, 장작더미처럼 누워있기도 하고 거북등무늬로 땅에 박혀있다.

특히 이곳의 주상절리군은 협곡을 따라 암벽을 형성하면서 거북등무늬군, 장작더미군, 바닷조개 무늬군, 펭귄 바위, 빌딩 절리, 상류로 치닫는 형식으로 쌓인 전진 절리, 흘러내리는 듯한 절리 벽 등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 계곡은 또 옥황상제의 벌을 받던 황룡이 죄업을 다하고 승천했던 곳이라 하여 ‘용작골’, ‘용지골’로 불리는 전설도 있다.

용지골 입구에 성혈군이 발견되는 청색의 바위는 용바위로 불리는데, 이 또한 황룡과 함께 옥황상제의 벌을 받던 청룡이라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용지골의 주상절리는 화강암과 퇴적암이 혼합된 특이한 구조로 균열이 심하게 형성되면서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또 일부 방문객들이 바위 조각을 떼어내거나, 붕괴한 바위 조각을 반출하는 등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있어 보존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주시는 2016년부터 “암석의 형태와 지질이 특이하고 주변에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해 개발의 가치가 상당히 높아 세부적인 조사와 분석 등을 통해 문화재 등록신청, 관광 자원화 계획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 밝혔지만, 지금까지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 공무원은 “문화재 또는 천연기념물 등으로 신청하는 등의 절차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국가 지질공원으로 신청하는 절차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문화자원 활용 정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라문화원 등 지역 문화단체에서는 “지질구조가 특이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많이 소개하고 싶지만, 붕괴 위험과 동절기 미끄럼 등의 사고 위험이 있어 적극적으로 홍보하기에도 곤란한 형편”이라며 “안내 간판이라도 설치해 계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 주민들도 “용지골은 선도산 인근의 무열왕릉과 서악서원, 삼층석탑, 성혈, 진흥왕과 진지왕릉, 마애삼존불 등의 문화유적과 연접해 있어 이곳을 탐방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홍보하기에 앞서 보호 대책부터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