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당원행세에 전략공천 요구까지…4월 보선 혼탁양상

발행일 2017-02-23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시의원 선거…지역 정서 읽을 바로미터
전·현직 광역·기초의원 등 5~6명 출마 고민
한국당 “폐단없애고 공개적으로 공천 추진”

오는 4월12일 치러지는 대구시의원(수성구 제3선거구) 보궐선거가 본격적인 게임에 앞서 경쟁 주자들 간 셈법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무소속 예비후보가 집권당으로 옮겨가고 일부 후보들은 ‘전략공천’을 요구하고 있다. 탄핵 정국과 보수 분열 속에서 ‘눈치작전’과 ‘악습’이 되풀이 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여당인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지역 언론사 객원기자 출신인 정용 예비후보는 무소속에서 한국당으로 갈아탔다.

한국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22일 “지난 월요일 정 예비후보가 입당서를 제출했고 바로 처리됐다”고 전했다.

정 예비후보가 여당에 입당함에 따라 그동안 예비후보자가 없었던 한국당은 1명의 후보를 두게 됐다. 이날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2명, 한국당 1명, 바른정당 2명, 무소속 1명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정 예비후보가 바른정당이 아닌 한국당을 선택한 것을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나온다.

그 중 ‘보수의 아성’ 대구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가 두드러지지만, 한국당에 대한 지지는 여전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탄핵 정국에서 ‘개혁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과 무소속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낙관론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정 예비후보는 “지역 정서를 잘 이해하는 참신한 후보를 공개 경쟁을 통해 내겠다는 한국당의 방침과 지역주민들의 입당 의견에 힘입어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 정국 흐름을 챙기는 눈치행보로 예비후보 등록을 미뤄왔던 인사들의 발걸음이 한국당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현재 한국당 출마를 고민 중인 후보는 5~6명, 전ㆍ현직 광역ㆍ기초의원부터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다양하다.

경쟁구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각종 폐단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당 당원이 아니면서 당원인것처럼 선거구를 누비며 이름을 알리는 인사부터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인사까지, 잘못된 관행이 한둘이 아니다.

한국당 한 당직자는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 중엔 공천을 달라고 요구까지 한다”며 “이번 선거는 1년 후 다시 선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후보로 신청했다가 떨어지면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점에서 눈치보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친박근혜) 공천’으로 패배의 쓴맛을 봤던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략공천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다음주 후보자 공개모집 공고를 낸 뒤 서류심사ㆍ심층면접을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여론조사까지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서현욱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당헌ㆍ당규에는 시당공천관리위원회와 당협위원장이 공천에 대해 협의하도록 돼 있지만, 예전에는 후보자 선정시 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들의 뜻을 많이 반영해 온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잘못된 폐단을 없애고 공개적으로 공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정일 기자 kji@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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