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주공산’ 대구까지 노린다

내일 서문시장서 대선 출마선언 보수층 흡수 영남고 학맥 눈길…TK의원 이해득실 엇갈려

2017.03.16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후 3시 대구민심의 바로미터인 서문시장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일각에선 홍 도지사의 서문시장 대권출마 선언을 두고 뚜렷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가 없는 ‘무주공산’ 대구에서 본인이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당의 또다른 대선주자인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버티고 있는 경북을 포기하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 대구는 본인이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영남권 모두를 아우르겠다는 포석이다.

그는 이날 학창시절 맺은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대통령 파면 이후 상처난 대구민심을 다독이고 상실감에 빠진 보수층 흡수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홍 도지사가 부각되면서 대구ㆍ경북(TK) 국회의원들도 정치적 이해 득실에 따라 김 도지사 또는 홍 도지사 쪽으로 나눠지고 있는 모습이다.
경북지역 의원 다수는 홍 도지사를 지지하고 대구는 그 반대라는 관측이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영남고를 졸업하는 등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대구에서 보낸 홍 도지사는 사석에서 ‘난 대구사람’이라고 강조해 왔다”며 “재선의 경남도지사인 그가 대구에서 대권도전 선언을 하겠다고 나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도지사가 1996년 처음 국회의원에 도전할 당시를 기억하는 한 인사는 “15대 총선 때 홍 도지사는 대구 출마를 고려했으나 여의치 않아 포기한 적이 있다”고 했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그는 대구의 영남중ㆍ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에 입학했다.
사법시험 합격 후 검사로 이름을 알린 뒤 4선 국회의원에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정당ㆍ여의도 정치를 해 봤다는 점을 들어 6선 자치단체장인 김 도지사와의 차별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계에서 학맥은 중요한 요소다.

홍 도지사가 졸업한 영남고 학맥은 대구의 정재계에 넓게 포진해 있다.
과거 새누리당 최고위원, 당 대표 경선에서도 홍 도지사의 학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대구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정계 인사는 “19대 총선 당시 포항 출신인 심학봉 후보가 구미에서 당선된 이유 중 구미전자고를 졸업한 그의 학맥 영향이 컸다는 이야기가 있다.
학맥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다”고 설명했다.

홍 도지사가 ‘무주공산’ 대구의 보수표심잡기에 나서면서, 지역의 한국당 지지층이 당 경선에서 그를 지지할지, 아니면 김 도지사를 선택할지 관심이다.

한편 홍 도지사는 16일 당 대선 경선 경쟁자인 친박(친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이 자신의 서문시장 대선 출마 선언을 비판하자 “서문시장이 ‘박근혜 시장’이냐. 내가 대구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다닐 때 서문시장에서 놀았다”며 “김 의원은 내 상대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고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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