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용품 구해요”…TK내 민주당 위상 ‘변화’

포스터·피켓 등 이미 소진 문정부 출범 후 당원 늘어 각종 민원·집회도 옮겨와

2017.05.17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보수의 심장’ TK(대구ㆍ경북)에서 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아이돌(?) 못지 않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역 민주당 사무실에는 대선 때 쓰였던 문 대통령의 사진이 들어간 홍보포스터나 피켓 등 선거용품을 구하려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길거리 홍보현수막이나 기호1번이 찍힌 파란색의 선거운동원 옷을 소장하고 싶다는 사람들까지 있다.

한 당직자는 “모두 일반시민들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다’며 선거용품을 가져간다”고 했다.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각종 선거용품은 거의 바닥난 상태. 이 당직자는 “선거용품을 얻지 못한 일부는 홍보시안이 담긴 컴퓨터 파일을 가져다가 스스로 인쇄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 당선과 17일 대구에서 시사회를 가진 다큐영화 ‘노무현입니다’를 계기로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인 오는 23일 희망하는 시민들과 함께 봉화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을 예정이다.

9년2개월 만에 여당이 된 민주당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실례로 올해 1월 기준, 대구의 민주당 권리당원(당비 월 2천 원 납부)은 3천500여 명, 일반당원은 2만7천 여명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 당선 다음날인 10일 하루 대구에서만 약 200명이 권리당원으로 입당했고, 입당자가 늘어 이달 16일 기준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은 약 4천500명, 3만 명으로 증가했다.

한 당직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 개혁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했다.

각종 민원이나 집회ㆍ시위도 자유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이동했다.

민원 담당자는 “민원 상당수가 법률적으로 끝난 것들이지만, 민원인들은 자신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하더라”며 “그들에게는 기댈 언덕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민원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존 자문변호사들 외 대선기간 구성된 자문ㆍ정책그룹들을 적극 활용해 각종 민원에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을 거치며 원내 제1당이 됐고, 19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집권여당의 지위까지 얻었다.

이에 따라 관공서 등의 각종 행사 때 자당 국회의원 등이 누리는 의전도 달라졌다.
자리배치와 소개 등이 앞순위로 당겨진 것.
하지만 여전히 지역에선 한국당이 압도적 다수당의 지위를 갖고 있어 아직 현장에서는 민주당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대선 전 문 대통령과 민주당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종북’, ‘빨갱이’ 등의 표현을 써 가며 비난했던 목소리가 잣아든 것은 현 민주당의 바뀐 위상을 보여준다.

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새 정부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듯하다”며 “대통령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고 본다”고 위안했다.

고정일 기자 kji@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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