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한 대구 첫 인사청문회”

홍승활 도시철도공 사장사퇴 번복 등 관심 불구규정 없고 질문 평이해제대로 된 검증에 의문

2017.07.13

13일 대구시 산하 5개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결정 후 처음으로 열린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홍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br> 시의회는 홍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오는 17일까지 채택할 예정이다.<br>
13일 대구시 산하 5개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결정 후 처음으로 열린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홍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시의회는 홍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오는 17일까지 채택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라고 쓰고 행정사무감사라고 읽는다’
대구시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인사청문회가 ‘행정사무감사’ 수준이란 지적 속에 법적 근거 미비 등이 우선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나아질 것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대구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에 대한 시의회 인사청문회는 당초 예상대로 법적 근거 미비에다 급하게 마련된 자리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홍 후보자의 사퇴번복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관심은 높았지만 ‘태생적 한계’로 인해 처음부터 알맹이 없는 청문회가 예상됐다.

이는 현재 지방의회가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상위법인 지방공기업법과 지방자치법 등에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청문회에 나설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부하거나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도 없다.
청문회 결과에 대한 시장 인사권의 기속 효과 역시 없다.

더욱이 면책특권이 보장된 국회 인사청문회와 달리 시의회 인사청문회는 의혹 차원의 질문을 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문위원들이 자칫 무능하게 보일 정도로 질문 수준이 지극히 평이할 수밖에 없다는 딜레마가 있었다.

그나마 홍 후보자의 청문회 참가 번복을 두고 “여론이 좋지 않다.
감추고 싶은 비리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조재구 위원의 의혹제기와 “공직자로서 동구 용계동에 공시지가 35억 원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게 의구심이 든다”고 한 최재훈 위원의 질문이 ‘공격’이라면 공격이었다.
또 정용 위원이 같은 건물의 현재 추정가액이 270억 원을 넘는다며 질의시간을 넘겨가며 홍 후보자와 ‘약간’의 언쟁을 벌인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자료제출 부실과 관련해선 임인환 위원이 “후보자 가족에 대한 상세 자료를 요청했지만 ‘대학 졸업ㆍ직장인’, ‘대학 졸업ㆍ주부’등 무성의한 자료를, 그것도 청문회 전날에 받은 것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경애 위원도 “재산 관련 자료 역시 3건이 모두 같은 내용으로 부실하다”고 홍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이날 처음으로 진행된 대구시의회 인사청문회를 두고 의회 안팎에서는 “시장의 공약이라고는 해도 행정사무감사 수준인 청문회라면 용도 폐기하는 게 맞다”는 지적과 함께 “준비기간 부족에 비해 수준 미달의 질의는 아니었지 않으냐”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시의회 한 의원은 “인사청문회 정착을 위해서는 실효성 담보를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가 완비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이 후보자의 자료제출 부실과 준비기간 부족 등이 맞물리면 시의원과 사무처 직원만 고생할 뿐 내용 없는 청문회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의원은 “후보자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부실 청문회에 대한 비난을 고스란히 시의원들이 져야 할 판”이라며 답답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김승근 기자 ks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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