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 2014년 8월 작성정황 포착”

박근혜·이재용 독대 한달 전 특검에 관련 자료 함께 넘겨 삼성 경영권 논의 증거될 듯

2017.07.16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증거와 단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가 불가피해진 모양새다.

청와대는 16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긴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의 작성 시점이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독대 한 달 전인 2014년 8월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자필 메모라 작성 시점이 없지만 그때(2014년 8월)가 맞다는 정황이 있어 특검에 관련 자료를 함께 넘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메모와 함께 발견된 문건과 언론 보도, 이메일 내용 등을 종합할 때 메모 작성시기를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도 “메모의 작성자와 작성 시기는 특검이 밝힐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8월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거론되던 시점이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 이 부회장과 첫 독대에서 승마협회 전담과 선수지원을 권유했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청와대가 밝힌 대로 민정의 삼성관련 메모가 두 사람의 만남 한 달 전에 이뤄진 것이라면, 박근혜 정권이 삼성의 최순실 모녀 지원 대가로 경영권 승계 편의를 봐줬다는 특검의 논리에 힘이 실리게 된다.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중요 증거들을 확보함에 따라 검찰의 후속 수사와 공소유지에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발견된 자료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청와대에 근무했던 2014년 6월~2015년 6월에 만들어져 우 전 수석의 추가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청와대는 발견된 문서의 사본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했다.

문건은 총 300종에 육박하며 박근혜 정부의 수석비서관회의 내용, 삼성 합병과 관련된 내용,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된 내용,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에 대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문건 발표 시점과 내용을 두고 비판적 시선을 제기했다.
정부여당은 적폐청산의 계기가 될 거라고 봤다.
국회 정상화와 여야 협치 모드에도 어떤 파장이 일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입장에 적극 동조하며 입장을 밝혔다.

김현 대변인은 “발견된 문건의 실체를 밝히고 개별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국정농단의 시종을 국민들께 소상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특검의 치어리더 노릇을 하기로 작정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있을 순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강효상 대변인은 “청와대가 자료에 ‘비밀’ 표기를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지정기록물이 아니라면 자료를 공개하고 사본을 특검에 넘겼다”며 “아전인수격 해석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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