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류공급 첫 제한…원안보다 싱거운 ‘절반 제재’

김정은 제재·원유 공급 전면중단 내용 빠져 중국·러시아 반대 부딪혀 최고응징은 무산 청 “높이 평가…국제사회 합의 존중할 것”

2017.09.12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처음으로 북한으로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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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제재, 원유 공급 전면 중단 등은 빠지며 미국이 주도한 원안보다는 후퇴했다.

안보리는 11일(현지시간) 대북 원유 수출ㆍ입을 일정 수준으로 묶고 섬유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 대북제재 결의 2천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대북 원유 수출 연간 400만 배럴 수준 동결 및 대북 정유제품 수출 연 200만 배럴 한정 △북한의 직물ㆍ의류 등 섬유 수입 금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고용 금지 △공해 상에서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 촉구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과 노동당 중앙군사위ㆍ조직지도부ㆍ선전선동부 등에 대한 제재 대상 지정 등이 담겼다.

미국이 작성한 초안에 담겼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제재 부과와 북한 선박 강제 차단 등은 중국ㆍ러시아의 반대로 막판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의안에서 제일 강한 응징 방안을 채택하길 바랐던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서는 원안에서는 후퇴한 ‘절반의 제재’라는 평가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전 결의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포함됐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특히 북한의 생명줄인 유류 제재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오늘 결의안은 북한 핵실험에 대해 이전 결의안 2천371호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공감과 전폭적 지지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핵 폐기를 위한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재안이 초안보다 수위가 낮아진 것엔 “국제사회가 전체적으로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중국과 러시아도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야 한다”며 “후퇴란 표현을 쓰고 싶지 않지만 내용 자체가 원안에서 후퇴했지만 만장일치로 합의한 국제사회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고 미국도 강하게 추진했던 원유공급 차단이 제재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문 대통령도 구체적으로 원유공급 중단이란 구체적 목표를 말했다기보다 강력한 제재를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하지만 원유공급 동결이 포함됐고 정제유 55%를 감축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유류가 30% 감축하는 효과를 거둔 것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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