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 ‘고위급회담’ 취소 이어 북미회담 재고 통보…왜?

미 요구조건·비핵화 조율 중 압력 ‘불만’ 중 지원 영향도…청, 돌발변수 예의주시

2018.05.16

북한이 한ㆍ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썬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16일 남ㆍ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한데 이어 ‘핵포기 강행 시 북ㆍ미 정상회담 재고려’란 카드를 꺼냈다.

북한의 속내를 둘러싼 해석은 분분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남한을 겨냥한 듯하면서 미국을 치는 ‘성동격서’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남ㆍ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리선권 단장 명의로 보내왔다.

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매년 한ㆍ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지만 올해 화해무드가 조성된 이후로는 특별히 이를 이슈화하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과의 비핵화 담판에 앞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ㆍ공개, 북 억류 미국인 석방 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이날 북한의 태도가 돌변한 데는 미국의 요구조건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실전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술’이거나, 북ㆍ미 간 비핵화 조율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깜짝 방중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의 잇따른 만남 등을 통해 북ㆍ중 양국이 급격히 밀착되는 가운데 북한의 이런 위협이 나왔기 때문이다.

북ㆍ미 간 비핵화ㆍ평화협정 관련 담판 과정에서 미국에 요구할 현안에 대해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 모종의 협의 및 합의가 이뤄졌고 이것이 북한의 태도 돌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남ㆍ북관계가 중단되거나 북ㆍ미 정상회담의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전반적인 대화 흐름이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분위기다.

일단 미국은 즉각 대응보다 사태를 주시하면서 파장 축소에 나선 모습이다.

해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너무 앞서 나가서는 안된다.
추가적인 정보를 가지고 확인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획대로 다음달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ㆍ외교ㆍ국방 등 관련 부처와 대책을 논의하고 북미 간 물밑 접촉 등 비핵화 프로세스가 구체화하는 와중에 나온 돌발변수가 향후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며 북한의 의도 파악에 주력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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