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포함 영남권 ‘보수 대결집’은 없었다

발행일 2017-05-10 00:19:3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투표율로 본 19대 대선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TK(대구ㆍ경북) 등 영남권의 ‘보수 대결집’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영남권은 저조한 사전투표 때보다는 분발했지만, 잠정 투표율은 전국 평균(77.2%)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의 선거인 수는 1998년 5월10일 이전 출생자인 4천247만9천710명으로 2012년 18대 대선 때의 4천50만7천842명에 비해 197만1천868명이 늘어났다.

이중 재외선거 국외부재자 24만7천336명과 영주권자인 재외선거인 4만7천297명을 제외한 국내 선거인 수는 4천218만5천77명이다. 이 가운데 1천107만여 명은 4~5일 사전투표를 통해 이미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후 8시 제19대 대선 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체 선거인 가운데 3천280만8천377명이 투표에 참여해 77.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당초 투표율은 지난 15대 대선 투표율(80.7%)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적극투표 의향층이 많아졌고 궐위선거로 투표 마감 시간이 2시간 연장된 데다, 지난 4~5일 양일간 실시한 사전투표 투표율이 26.1%에 달한 점도 이같은 예측을 낳게 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 15대 대선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15대 대선 이후 투표율은 줄곧 70%대 안팎에 머물러왔다. 16대 70.8%, 17대 63%였으며 재외선거와 선상투표가 도입된 18대 대선 때도 투표율은 75.8%에 그친 바 있다.

앞선 대선 때보다 투표율이 상승한 것은 지역구도가 깨진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ㆍ도별 투표율에서는 광주가 82%로 가장 높았다. 세종도 80.7%로 80%를 넘겼다.

이번 대선에서는 ‘보수 대결집’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보수의 텃밭’ 대구와 경북은 지난 18대 당시 각각 79.7%, 78.2%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나, 이번 대선에선 각각 77.4%, 76.1%에 그쳤다. 특히 경북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또 같은 영남권인 부산은 76.7%, 경남은 77.8%의 투표율을 기록,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기대했던 ‘영남 보수 대결집’은 없었다.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보수당 분열 등의 악재로 인해 보수 지지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야권 심장부’ 호남권 투표율은 높았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ㆍ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경쟁을 펼치며 투표율을 견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전남은 78.8%, 전북은 79%였다.

충청권 투표율은 대전과 충북, 충남이 각각 77.5%, 74.8%, 72.4%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기 낙마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민주당 경선 패배 등 이른바 ‘충청 대망론’에 올라탈 주자가 없어 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결과로 보인다.

이밖에 서울 78.6%, 경기 77.1%, 인천 75.5%, 대전 77.5%, 울산 79.2%, 강원 74.3% 등의 투표율을 보였다.

한편 이날 KBS, MBC, 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1.4%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23.3%,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1.8%,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7.1%, 정의당 심상정 후보 5.9%로 예측됐다.

고정일 기자 kji@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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