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분열로 흔들리는 TK…범보수, 구애경쟁 치열

발행일 2017-03-15 19:46:4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한국당·바른정당 등으로 갈라선 보수 진영
TK, 각 진영 정파·이념논쟁 휘말려 분열 우려

탄핵 정국 속 보수진영이 분열의 길을 걸으면서 대구ㆍ경북(TK)지역 보수층도 제각각 쪼개지고 있다.

보수진영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자유한국당(새누리당 전신)과 바른정당, 늘푸른한국당 등으로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

또 대통령 파면 이후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으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가 가칭 새누리당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범보수세력은 앞다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TK 민심’을 잡기위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 TK를 선점하려는 이들의 행보에 지역의 보수는 각 진영의 정파ㆍ이념 논쟁에 휘말리며 여러 갈래로 쪼개지고 있다.

지역의 한 보수 인사는 15일 “힘을 합쳐도 시원치 않을 판에 보수가 각자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여러 갈래로 나눠진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탄기국은 16일 오후 7시 대구 엑스코에서 가칭 새누리당 창당대회를 열고 TK에 대한 구애를 펼칠 예정이다. 일각에선 폐족 위기에 몰린 친박(친박근혜)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정계 인사는 “친박계가 탄기국을 중심으로 ‘TK 자민련’ 또는 ‘친박당’을 만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늘푸른한국당의 대권주자인 이재오 대표는 앞서 15일 대구를 찾아 TK 보수층 끌어안기에 주력했다.

TK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당의 대선주자들도 앞다퉈 TK를 찾아 민심을 자극하는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4일 대권 선언 후 첫 방문지로 TK 민심의 바로미터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고 18일에는 또 다른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다.

보수개혁을 표방하며 한국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바른정당도 대선주자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을 중심으로 표심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쪼개진 보수를 바라보는 TK 보수는 혼란스럽다.

한 정치계 원로는 “각 보수진영이 이성에 호소하기보다 감성을 통해 민심을 왜곡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보수세력들이 대선을 앞두고 ‘보수의 심장’ TK의 보수표심을 겨냥,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과 향수를 자극하는 행보를 보일 경우 자칫 TK가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지역주의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대선 정국에서 종국에는 이들 보수세력들이 다시 합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합당할 경우 당명을 ‘늘바른한국당’으로 하면 어떨까”라는 비아냥 섞인 말도 나온다.

고정일 기자 kji@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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