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한국당도…TK정치권은 속앓이 중

발행일 2017-05-23 20:15:0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여, 새 정부 인사개편 결과에 ‘TK 소외론’ 부상
야, 당내갈등 속 지역인사 입지도 좁아져 위기론
지방선거 1년 앞두고 두 정당 모두 불안감 커져

대선 결과로 여ㆍ야가 뒤바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 TK(대구ㆍ경북) 정치권이 제각각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진영은 정부와 청와대 개편 과정에서 불거진 ‘TK 소외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당인 한국당은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당 내홍에 빠지며 창당 이후 최악의 위기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각각 다른 고민인듯 하지만, 모두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서 두 정당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당 안팎 민주당의 분위기는 좋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표가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5~19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TK에서도 72.8%에 달했다.

정당 지지도도 민주당에게 호의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53.3%로 한국당 12.4%를 크게 앞섰다. ‘보수의 심장’ TK에서도 민주당은 37.5%의 지지율로 한국당(22.2%)에 15.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TK 민주당 진영 일각에선 불안감도 감지된다. 지금까지의 정부 인사 개편에서 TK 출신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적으로 서울ㆍ호남ㆍ충청 출신이 약진한 가운데 지역 인사들이 배제되는 ‘TK 소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새 정부 인사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구미),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영덕) 등 일부 지역 출신의 인사가 탈락되기는 했지만, 정치권에선 이들을 ‘토종 TK’로 보기보다 ‘서울 TK’로 분류하고 있어 ‘TK 소외론’을 불식하기엔 2%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선 기간 문 대통령과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TK를 찾아 제3기 민주정부 정책 추진에 ‘TK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TK 정치권에선 새 정부가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탕평인사로 ‘TK 소외론’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TK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임대윤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지역의 많은 분들이 대표성을 갖고 중앙행정을 경험하기를 바란다”며 “그 경험을 다시 지역에서 펼치는 선순환 인사가 이뤄져야 당 전체 역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대선 이후에도 정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영남당’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가 요원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지방선거에서 TK가 ‘진보의 텃밭’이 될 수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게다가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평가가 지역에서도 높게 나오면서, 현재로선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로 반대급부를 얻겠다는 기대도 가질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TK 한국당 인사들의 당내 입지도 좁아진 상황. 향후 당권 경쟁에서 배제되거나 밀려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TK 정치권이 주도권을 쥘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TK 한국당 한 인사는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1차 평가가 될 것”이라며 “TK 한국당은 무엇보다 ‘포스트 박근혜’를 위한 계파 패권주의 배격과 인재육성 등의 체질개선을 통해 지역민의 마음을 다시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정일 기자 kji@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