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지형 뒤흔들 ‘신세계’…대구 백화점 ‘5파전’

발행일 2016-07-26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신세계 오픈에 따른 지역백화점 시장변화

지역 백화점들이 분주하다. 오는 12월 신세계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너도나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 현장 모습.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오는 12월 문을 연다. 축구장 40개와 맞먹는 연면적 29만㎡에 지하 7층 지상 9층의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부산 센텀시티에 버금가는 초대형 시설이다.

이 같은 시설 규모의 신세계백화점이 문을 열면 지역 유통업계 판도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유통업계 대표 상권은 백화점 중심으로 움직였다.

1980∼90년대 동성로가 지역의 대표 상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대구백화점 덕분이었다. 그리고 2000년대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면서 대구역 인근으로 상권 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현재는 누가 뭐래도 지역 대표 상권은 반월당이다. 그 변화를 이끈 것 역시 현대백화점이었다.

오는 12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오픈하면 지역 유통업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대표 상권의 변화

1980∼90년대만 해도 대구 상권은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 양분했다. 1969년 동성로 대구백화점이 문을 열었고, 1972년 지금의 교동상권에 동아백화점이 개점하면서 지역 상권은 동성로 상권으로 대변됐다.

지금의 대구백화점 본점과 동아백화점 본점의 동성로 거리는 서울의 명동거리에 비교될 만큼 유명 브랜드 의류와 대형 제과점 등이 즐비했다.

본격적인 경제 성장기에 돌입한 1980년대 이후는 유통산업의 근대화 단계로 의류와 식품, 수입화장품, 외식업체 등으로 매장을 구성하면서 지금의 유통업계 발전에 기초가 되는 시기였다.

1984년 동아백화점이 반월당에 쇼핑점을 개점하면서 지방 최초로 공연홀과 문화교실을 갖춘 문화센터를 개강했다. 오픈스튜디오와 옥외공원 등을 갖춘 대형시설을 선보이면서 반월당 상권 시대를 열었다.

1993년에는 당시 대구 교통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신천대로변에 대백프라자가 한강 이남 최대 규모로 문을 열었다.

당시 대백프라자는 차량을 이용한 백화점 쇼핑객의 편의에 맞춰 넓은 지하주차장의 편의성은 물론 신천대로를 이용한 대구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광역 상권의 백화점으로 자리 잡았다.

2003년 대구역에 자리 잡은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개점은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양대 백화점에 새로운 위기로 다가왔다.

해외유명디자이너와 명품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고, 영화관을 함께 입점시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결합된 새로운 모습을 구축했다.

특히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대구는 물론 김천, 구미, 포항 등 기차를 이용한 원정 쇼핑 고객까지 흡수했다. 2009년에 대구지역에서는 처음으로 4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며, 2010년에는 4천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2003년에 비해 2배 이상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무렵 현대백화점이 반월당 상권에 대구점 출점을 발표하면서 지역에 본사를 둔 동아백화점은 2010년 유통부분을 이랜드에 전격적으로 매각을 발표했다.

2011년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개점하면서 다시금 반월당 상권이 부각됐다.

인근 아파트 및 상가의 임대료와 매매가격이 올랐으며, 반월당 메트로센터 역시 개점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활성화됐다.

특히 수성구와 달서구 등 어느 곳에서도 달구벌대로를 이용한 편리한 입지 덕택에 현대백화점은 대구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상권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역시 내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 연말 완공될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자리 잡을 신세계백화점이 부산 센텀시티점에 버금가는 규모로 개점하면 고객의 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대구지역에서 경험하지 않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가족휴게 공간은 물론 기차와 광역버스를 연결하는 교통의 핵심 시설에 입점함에 따라 대구뿐만 아니라 포항, 김천, 구미, 안동 등 경북지역의 상권까지 흡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호텔과 함께 대구백화점도 옛 귀빈예식장 자리에 아울렛 매장 출점을 발표하는 등 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한 동대구 역세권이 새롭게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먹고 보고 즐길수 있는 백화점

오는 12월 문을 여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라이프스타일센터(LSC)형’ 백화점이다. 기존 물건을 판매하는 위주의 백화점에서 벗어나 쇼핑과 함께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는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국내 최대 맛집 거리 ‘파미에 스테이션’ 등 LSC로서의 요소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9층의 아쿠아리움(대형 수족관)이 대표적이다. 5천610㎡ 규모로 관람 기능에 체험 시설을 곁들인다. 테마파크도 이곳에 조성된다. 부산 센텀시티의 테마파크 주라지의 확대판으로 입점하게 될 예정이다.

8층에는 유명 음식점과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선다. 약 6천611㎡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의 맛집의 향연 파미에 스테이션이 입점할 예정이다.

홍대, 이태원, 경리단길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구슬함박, 바스토(멕시칸 푸드), 로코스 BBQ와 같은 맛집들이 입점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미 부산의 센텀시티몰과 강남의 센트럴 시티에서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는 파미에 스테이션은 아쿠아리움과 테마파크 등과의 시너지로 효과를 톡톡히 낼 것”이라며 “지역 최대 라이프스타일센터로서 자리 잡게 하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화점과 차고지를 연결하는 약 200m에는 공항 무빙워크도 설치할 계획이다.

대형서점도 들어선다. 신세계 측은 1천650㎡ 규모의 대형서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어떤 브랜드가 들어올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북카페 형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커피숍도 안에 입점시켜 백화점에서 문화 쉼터 공간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지역 백화점 경쟁력 높이기 나서

롯데백화점, 대구백화점, 동아백화점, 현대백화점도 분주하다. 신세계백화점 대응차원에서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오는 10월 1년8개월에 걸친 리뉴얼을 마친다.

각 층을 새롭게 단장한 것은 물론 지하 2층 식품관을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또 다음 달에는 400석 규모의 7층 문화홀을 선보인다. 정문 광장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했고 하반기 미디어파사트(외벽영상)도 설치한다. 이곳에서는 지역 시민들을 위한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백화점은 역시 본점과 프라자점 리뉴얼을 진행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리뉴얼보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모양새다.

우선 대백프라자는 지난 6월 아동전문관을 강화하고 남성 브랜드를 강화해 새롭게 선보였다. 아동전문관에는 어린이 전문 놀이브랜드를 600㎡ 규모로 새롭게 선보였다.

본점은 여성의류 매장을 새로 단장했다. 총 12개 브랜드가 새롭게 오픈했고 기존 12개 브랜드가 새 단장했다. 이 외에도 하반기 중 지하 1층에 2천380㎡ 규모로 고품격 테마 서점 영풍문고를 입점한다.

식품관 리모델링을 통해 서점은 물론 카페, 편의점 등을 함께 입점시켜 문화휴식형 서점을 만들 계획이다.

대구백화점은 아울렛 사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연면적 7만2천600㎡에 지하 6층 지상 8층 규모로 내년 초에 문을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내부적으로 리뉴얼을 검토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점은 지난달 해외 유명한 프리미엄 식료품을 직수입해 판매하는 글로벌 유기농 식료품 전문매장 월드 오가닉 존을 오픈했다. 교보문고와 입점 논의 역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백화점은 모던하우스 매장을 강화하고 나섰다.

리뉴얼을 통해 기존 매장보다 2배 이상 확장(1천300㎡)됐으며 고객 편의를 위한 동선도 재배치했다.

매장 확대로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늘었다. 침구 매장의 경우 카펫과 매트리스, 침구를 비롯해 다양한 충전재(구스ㆍ덕ㆍ극세사 등) 상품을 직접 사용해보며 피부 타입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가구 매장 전시공간도 남녀 키즈룸, 거주 면적과 고객 스타일에 따라 차별화된 침실룸, 거실룸을 선보였다.

동아백화점 영업지원팀 조영수 팀장은 “오직 동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매장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영업 전략”이라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더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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