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마무리’와 함께 ‘새로운 50년 혁신틀’ 큰 과제

발행일 2018-05-20 19:42:2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DGB대구은행장에 김경룡 직무대행 내정

김경룡 내정자


지난 18일 열린 DGB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된 김경룡(58) 금융지주 회장직무대행은 반세기 은행 역사상 ‘어깨의 짐’이 가장 무거운 행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악재를 마무리하는 건 물론 은행의 새로운 50년 혁신의 큰 틀을 마련해야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영업 현장뿐만 아니라 자금, 총무, 마케팅, 기획 등 경영관리 업무 전반을 경험해 대구은행 조직과 지역금융에 대한 이해력 및 관리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본인의 에세이인 위클리 페이퍼를 14년 동안 써서 2천500여 명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데서 알 수 있듯 성실성과 소통에서도 차기 은행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 내정자 앞에 놓인 대구은행의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성실과 소통능력도 좋지만 지금은 당장 위기관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이사회 승인을 앞둔 김태오 금융지주회장과의 손발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는 채용비리와 수성구청 펀드손실보전 등의 현안을 어떻게 돌파하고 나가느냐가 김 내정자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벌써부터 말이 나도는 경북고와 대구상고라는 이중편대가 금융지주와 은행의 새로운 갈등의 축으로 부상이라도 하는 날이면 대구은행의 지역민 신뢰 회복은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이런 점에서 그의 ‘대구상고-영남대’ 라인은 행장 선임 이후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김 내정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주위의 우려에 대해 “라인은 없다. 원(동그라미)이 존재할 뿐”이라며 계파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실제로 지금과 같이 ‘지켜보는 눈’이 많은 상황에서 ‘라인’이 수면 위로 가동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게 은행 안팎의 시각들이다. 물론 숫적 우위에 있는 이 ‘라인’을 무조건 배제하는 게 개혁이냐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박인규 전 행장 체제에서 ‘거수기’ 역할을 했다고 비난받아온 이사들의 퇴진 여부는 새로운 회장-행장 체체의 DGB금융그룹의 개혁 성패를 가르는 출발점의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의 퇴진을 강제할 순 없지만 새 출범을 앞둔 ‘김-김’체제의 성공적인 연착륙이야말로 대구은행의 앞으로 50년을 위한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털어낼 건 털고 간다는 상징성에 도움을 준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여기에다 최종 인선에 이르는 동안 임추위를 끝까지 흔들려고 했던 ‘보이지 않는’ 힘들 역시 이제는 조용히 물러서 새롭게 태어날 대구은행을 지켜봐 주는 게 DGB그룹 전 가족들과 대구시민을 위한 도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결국 다음 달 초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DGB대구은행 신임 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하는 김경룡 내정자와 DGB금융지주의 성패는 전 직원들의 지지와 더불어 ‘과거로부터의 독립’에 달려있다고 보여진다.

한편 김경룡 내정자는 경북 경주가 고향으로 대구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 경영대학원 석사 학위 취득 및 영남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9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구미영업부장, 경산영업부장, 변화혁신추진단장, 경북본부장을 지내고 2015년 DGB금융지주 준법감시인 및 DGB경제연구소장을 거쳐 2017년부터 부사장으로 전략경영본부 및 DGB경제연구소를 이끌고 있으며 현재 공석인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김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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