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부지 사수” vs “법적 문제 없다”…출구 안보이는 주민-LH 갈등

LH “대표성 없다” 주민 대화 거부 사업 승인 후 내년 지자체와 상의 내년 하반기 중 보상 논의 예정

2018.09.13


연호공공주택지구 지정 발표로 촉발된 주민과 LH의 갈등 양상이 숙지지 않고 있다.<br> 사진은 연호지구 인근에 붙은 현수막들.
연호공공주택지구 지정 발표로 촉발된 주민과 LH의 갈등 양상이 숙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연호지구 인근에 붙은 현수막들.

대구시 수성구 연호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놓고 주민들과 LH의 갈등이 숙지지 않는 가운데 최종 사업승인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으로선 사업승인이 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사업시행자인 LH와 국토부에 쏟아지는 따가운 눈총은 두고두고 양대 기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호지구를 두고 민관의 갈등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 5월15일.
대구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LH가 연호동, 이천동 일대 89만7천㎡(27만1천 평) 부지에 9천300여 명이 거주할 수 있는 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법원과 검찰청을 묶어 한꺼번에 옮기는 대구 법조타운 이전지가 수성구 연호동으로 사실상 결정된 데 따른 것이다.

발표와 더불어 날벼락을 맞은 건 대대로 삶의 터전을 이곳에 잡고 살아온 주민들이었다.
또 이 지구에 타운하우스 건립사업승인까지 받은 지역의 한 건설업체(군월드)였다.

이 건설사는 총 면적 1만4천152㎡에 달하는 부지에 관할인 수성구청에서 정식 절차를 밟아 2016년 5월 사업승인을 받았으며 분양까지 마무리 한 상태였다.

당시 이 건설사는 LH가 밖으로는 지역 중소기업과 상생을 외치면서 안으로는 그와 반대되는 행보를 하고 있다며 나아가 LH에서 타운하우스를 짓겠다고 밝힌 건 지역업체의 사업 아이디어까지 도용한 처사에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서편 주민들은 바로 연호ㆍ이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만들었다.
주민들 중에는 과거 범안로 건설과 수성의료지구 지정 등으로 최대 7차례나 부지를 헌납하고 이곳으로 옮겨온 사람도 있었다.

대책위는 주민들의 생업은 더 이상 농사가 아니라 집회와 투쟁이라며 주거권 보호와 사유재산 보호를 기치로 LH와 대항에 나섰다.

동편주민과 칼치마을 역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해관계는 달랐지만 ‘부지 보존’이란 목소리는 대책위 어디서나 하나였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청와대, 국회, 환경부, 대구시청, 수성구청, LH 본사 등 관계 부처를 다니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LH의 입장은 단호하다.
대책위에 따르면 LH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마련한 간담회도 ‘비공식’이라고 밝힌 데 이어 주민대표단마저 대표성이 없다며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
연호ㆍ이천대책위와 발을 맞추고 있는 건설사인 군월드는 사실 건설IT기업으로 현 스마트시티 소속 벤처기업이다.
다음달 수성구 만촌동 로제티움 1차 준공과 2차 착공을 동시에 앞두고 LH의 개발계획 내에 사업부지 수용소식을 접했다.

군월드 측은 LH의 지구계획발표로 인해 타운하우스 로제티움 2차의 착공이 무기한 연기된 것을 시작으로 분양대금 입금지연, 자금 유동성 위기에 따른 로제티움 1차 사업 지장, 300억 원의 사업비가 묶이면서 발생한 금융비용, 기업이미지 실추, 엄청난 규모의 위약금 발생 등 후폭풍이 엄청나다.

군월드 측은 “LH는 약 800억 원 사업 수지 무산 및 사업설게 비용 등의 피해 규모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라며 “국가정책사업이란 명분으로 불도저식 스탠스를 고수, 청년 벤처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예정된 국토부 심의위원회를 대비해 대책위와 군월드 측은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부지보존의 기조는 유지하되 ‘졸속’으로 치러진 LH의 환경영향평가를 지적하고 심의위원회가 열리는 날까지 관련 기관 집회 및 청원서 제출 등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예정이다.

비대위 이춘원 총무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시청, 국토부, LH 등 관련 기관 들이 국가정책이라는 미명 아래 사전 조율도 없이 국민의 부지를 취하려는 그릇된 행정에 대해 한번 더 되돌아보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LH 측은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으며 11월 중 사업 승인이 결정되면 내년 초 지자체에 협조를 구한 뒤 하반기 중 보상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복합개발 방안
LH가 계획하고 있는 복합개발 전략은 범안로를 기준해서 ‘서편’과 ‘동편’으로 양분된다.

서편은 ‘역세권 주거 생활구역’으로서 신혼 희망타운 등 공공주택 건설은 물론 타운하우스ㆍ테라스하우스ㆍ주거전용주택 등 다양한 주거(단지) 유형을 도입한다.

동편은 ‘역세권 업무ㆍ첨단산업구역’으로 지역 현안인 법원ㆍ검찰청 이전을 고려한 법조타운(지원시설 포함), 미래형 업무(IT, BT), 자족형 시설(벤처 및 S/W 등 지식기반서비스산업) 등으로 조성한다.

정상 추진될 경우 올해 내로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내년에 지구계획(개발계획, 실시계획)을 수립해 오는 2023년 준공 예정으로 있다.
김승근 기자 ks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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