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롯데 상인점 개점 속앓이

발행일 2004-02-22 17:47:4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상인동 가스 폭발사고와 IMF만 아니었어도” 지난 20일 오픈한 롯데백화점 상인점이 개점 첫날 당초 목표(25억원)를 초과한 3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달서구 지역 연착륙에 일단 성공했다. 이같은 롯데 상인점의 성공적 오픈은 지난해 진출한 롯데 대구점에 이어 올 해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 등 향토백화점들을 더욱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관련업계에서는 롯데 상인점은 대구백화점과 약 20-30%의 고객이 중복되는 것으로 추정돼 롯데 상인점 오픈이 당장 대백의 상권을 상당부분 잠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백 입장에서는 롯데 상인점의 탄생이 경쟁자의 등장이라는 단순한 의미 보다 롯데 상인점 부지가 대구백화점의 역사상 가장 아픈 과거의 ‘흉터’로 남아있어 남 다른 ‘속앓이’를 해야하는 실정.

사실 롯데 상인점이 들어선 곳은 5년전까지는 다름 아닌 ‘대백 상인점’부지였다. 대백은 지난 94년 이 부지를 212억원에 매입, 다점포화라는 공격경영과 입지선점으로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공룡’ 백화점들의 역내 진출을 차단하기 위해 상인점 건립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터 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던 95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인동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해 400여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했으며, 결국 이 부지는 99년 한국토지공사가 진행한 공개입찰에서 ‘하필’ 롯데쇼핑으로 192억원에 낙찰됐다. 당시 대백은 이 부지를 우선적으로 환매할 수도 있었지만 포기해야만 했다. 그때는 IMF 사태로 인해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던 대기업과 은행마저 퇴출당하는 등 ‘대마불사’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었다.

아무튼 사상 최악의 소비 위축과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백화점간 생존 경쟁 속에서 롯데 상인점이 개점했으며 그동안 대형 백화점들에 의한 지역 유통시장의 잠식을 막으려고 애를 써 온 대백과 동아 등 향토백화점들의 노력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성문기자 smw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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