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내가 차를 후진할 테니 차 좀 빨리 지나가세요.”
지난 12일 오전 6시20분께 대구 동구 동호동 한 골목에서 직장인 이모(33)씨는 이른 아침에도 차를 빼느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동호동 한 원룸 촌에 사는 이씨는 1차선 좁은 골목길을 끼고 있는 원룸에 사는 때문에 지나는 차량을 피하기 위해 항상 후진으로 차를 빼야하는 등 출근길마다 전쟁이다.
밤새 좁은 골목길에 주차해 둔 차들도 가끔 있어 차를 빼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최근 잇따른 화재로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 곳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소방차는 통상 가로 너비가 도로 기준상 2.5m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동호동 옆 1차선 골목도 전신주가 있는데다 3.6m너비의 도로로 소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고 커브 공간 확보까지 생각하면 골목 진입이 힘들 수도 있다.
이 곳 동호동 골목은 한 대의 차량이라도 주차를 해두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없는 구조다. 혹여 이 골목에 큰 불이라도 난다면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의 경우도 불법 주차 차량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피해를 키웠다.
동호동 원룸 업주 이미경(60ㆍ여)씨는 “좁은 골목길 탓에 주차 공간도 없을뿐더러 차 한 대 지나가기도 조심스럽다”며 “요새 일어난 화재 사건 모두 불법주차와 좁은 골목길 때문에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는데 우리 동네도 그럴까 무섭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이동현 수습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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