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2시. 새벽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대구시청 2층 회의실은 환하게 불을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2명의 부시장, 각 실ㆍ국장들은 내년 예산을 짜느라 11시간째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전날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된 회의는 이날 오전 2시30분이 넘어서야 끝났다.
내년 예산을 위해 대구시장을 비롯해 모든 간부들이 머리를 맞댔다. 문재인 정부들어 첫 신년 예산을 만드는 만큼 각 실ㆍ국장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회의에는 실ㆍ국별로 예산을 담당하는 주무관과 예산담당관실 직원들도 참석했다.
실ㆍ국에서는 예산을 더 달라고 요청했고 예산담당관은 이를 방어하느라 진땀을 뺐다. 내년도 예산에서 1천억 원을 삭감해야 해 각 부서는 삭감을 당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다는 후문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국장은 “매년 예산 때문에 마라톤 회의를 해 왔으나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회의를 한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몸은 고단했지만 국별로 주요 사업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타 부서의 협조사항도 논의하는 등 열정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가 끝나고 권 시장의 즉석 제안으로 일부 실ㆍ국장들은 새벽 호프 한잔하는 시간도 가졌다. 새벽 시간대 문을 연 호프집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청 실ㆍ국장들은 의도하지 않은 ‘외박’을 한 셈이 됐다.
정영준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새정부 들어 첫 신년 예산을 짜는 만큼 치밀하게 내년 살림을 꾸리겠다는 시장과 시청 간부들의 의지를 보여준 마라톤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이주형 선임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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