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 사장, 선임 열흘 넘도록 출근 못 해

발행일 2018-01-18 20:15:4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노조, 공직시절 ‘가스산업 민영화’ 정책 문제삼아 명분 부족 지적도…경영진 “대화 통해 정상화할 것”

정승일 사장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선임된지 열흘이 넘도록 노조의 저지로 출근하지 못하는 등 갈등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노조가 신임 사장의 과거 공직 시절 추진한 정책을 구실삼아 출근을 저지하고 있으나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승일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 등을 거쳐 지난 5일 대통령이 최종 임명했다.

정 신임 사장은 지난 8일 취임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노조에 가로막혀 18일 현재까지 사옥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정 사장은 사옥 인근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열흘 넘게 업무를 보고 있다.

가스공사 노조는 “산업통상자원부 시절 천연가스 민간 직도입 확대와 판매권 허용 등 가스 산업 민영화 정책을 추진했다”며 취임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의 출근저지 시간이 길어지자 업계에서는 “에너지정책 전환으로 가스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시점에 가스공사 신임 사장의 출근을 열흘 이상 저지하고 있는 게 과연 합당하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18일 오후 정 사장 출근 저지 문제를 두고 장시간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대화가 안 될 경우 출근저지는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 경영진은 이번주 중 노조와 대화를 통해 신임 사장을 정상 출근토록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진 측은 “사장의 업무 공백이 더 길어지면 경영 차질이 우려된다”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한다면 견해 차이를 충분히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서울 경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0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동력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산업자원부 방사성폐기물과장, 2007년 가스산업팀장, 2009년 지식경제부 운영지원과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 에너지산업정책관, 2015년 통상교섭실 자유무역협정(FTA)정책관을 거쳤다.

2016년 10월 에너지자원실장으로 발탁됐으나 한달만에 사표를 냈으며 1년여 간 공백을 가진 뒤 이번에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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