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강도 자주 출몰해서 반밖에 못넘어 ‘반고개’

발행일 2014-02-17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4> 서구



서구 상리공원에 있는 상리동 가르뱅이ㆍ새방골 지명유래비. 새방골은 마을과 길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신골동이라 불리다가 새방골로 구전됐다.


대구시 서구는 와룡산 아래 금호강 하류지역과 달서천 부근의 구릉지에서 신라시대 이후부터 촌락을 형성해왔던 역사가 깊은 곳이다. 현재 서구는 9개의 법정 동과 17개 행정 동으로 구성됐다.

서구는 산이 날아와 마을을 형성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날뫼(현재 비산동) 설화, 고을의 원님이 감이 너무 맛이 좋아서 선 자리에서 3개나 먹으면서 마을이름을 지어줬다는 감삼동 등의 재미난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한 곳이다.

◆반고개

내당동의 고개 명칭인 반고개는 현재 행정구역상의 명칭으로 정해져 있다. 서구문화원 자료에 따르면 예전에는 내당동 일대를 바람고개, 밤고개 등으로 불렀다.

일설에는 조선 말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대구로 장을 보러 오는 상인들이 고개를 넘는 도중 떼강도와 자주 마주쳤다고 한다. 떼강도를 피하고자 100명 정도가 모여야만 넘을 수 있었단다. 그렇지 않으면 고개의 반밖에 못 넘는다고 해서 유래한 명칭이 반고개라는 속설도 있다. 또 밤이 되면 고개를 넘지 못한다고 해서 밤 고개라는 말도 있다.

현재 반고개는 무침회 골목 등 먹거리로써 유명세를 타는 장소다.

바람고개는 반고개의 옛 명칭 중 하나다. 옛날, 이 일대 고개가 가파르고 높아 바람이 세게 불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 반고개 지역의 기후를 짐작할 수 있다.

◆새방골과 가르뱅이

상리동의 새방골과 가르뱅이는 대표적인 자연부락으로 전해지고 있다.

새방골은 한 부부가 살던 집이 어느 날 갑자기 돌풍이 불어 집이 날아와 떨어져 보니 현재의 새방골 자리라는 일화가 있다. 또 400년가량 전 임진왜란 당시 피난민들이 정착해 살면서 마을과 길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신골동이라 불리기도 했다가 새방골로 구전됐다.

가르뱅이는 택민국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유독 농사가 잘 안돼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아 거지의 속칭 ‘걸뱅이’에서 유래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또 와룡산 자락이 귀처럼 길게 생겼다 해 괘이방이라고 불렸으며 일본 강점기 일본관리들이 토지 조사를 하며 발음이 어려워 가르뱅이라고 기록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란 의견도 전해지고 있다.

가르뱅이는 300여년 전 최씨 성을 가진 한 선비가 이 마을을 개척할 당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꼬불꼬불하다 해 부른 ‘괘리뱅이’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김우정 기자 kw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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