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수하러 왔는데 월급 속이고 성매매 강요도”

<4> 노예같은 접대부 생활

최근 외국인 여성 접대부를 고용해 불법 영업을 하는 관광클럽이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필리핀 여성들과 러시아 여성이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 위치한 관광클럽으로 출근하고 있다.


“가수로 공연한다고 들었는데 접대부였어요. 손님이 시키는대로 안 하면 사장님은 혼내고 쉬는 날도 없이 매일매일 클럽에 나와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필리핀에서 밴드 가수로 활동하다 현재 대구의 한 관광클럽에서 접대부로 일하고 있는 K(23ㆍ여ㆍ필리핀)씨의 말이다.

K씨는 한국 연예기획사의 제의를 받고 가수로 돈을 벌기 위해 지난해 12월 입국했다. 고용계약서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처음 봤다.

기획사가 제공한 계약서에는 월급이 120만원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일을 처음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7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관광클럽 업주는 K씨에게 첫 월급에서 비행기 표 값으로 일부를 뗀다며 30만원을 줬고 이것이 첫 월급이었다.

K씨는 숙소를 보고 더 놀랐다. 방 2개짜리 아파트에 15명이 넘는 외국인 여성이 업주의 철저한 감시아래 함께 살고 있었던 것.

K씨는 “혼자서는 절대 밖에 못 나가요. 출ㆍ퇴근도 클럽에서 오는 차량을 이용해야 하고 필요한 것이 있어 밖에 나가야 할 때에는 기다렸다가 다른 여성들과 업주와 함께 단체로 움직여야 해요”라고 말했다.

또 관광클럽 업주들은 여성 접대부들을 통해 손님들의 휴대폰 번호를 받아 오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같은 업주들의 횡포 때문에 관광클럽을 찾았던 손님들의 경우 개인신상정보 유출이라는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K씨는 “사장님이 룸에 들어가기 전 저희들에게 손님 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으면 꼭 받아오라고 해요. 손님 휴대폰으로 가게 광고 문자를 보내기 위해서요”라고 전했다.

특히 미군 기지촌 주변 술집과 관광클럽에서 접대부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여성들은 업주로부터 성매매까지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가족부의 외국인 여성 성매매 실태 및 제도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관광클럽에서 일하는 여성은 술을 팔아 자신들에게 주어진 점수를 채워야 한다.

만약 쉬는 날 없이 한달 내내 일을 했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할당량(점수)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은 없다.

이에 업주들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유도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점수를 채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접대부들은 업주들이 강요하는 성매매를 거부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거부할 경우 ‘더 나쁜 업소로 보낸다’ 또는 ‘월급 안 준다’는 등의 협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K씨와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인 I(25ㆍ여ㆍ필리핀)씨의 경우가 그랬다.

I씨는 “처음 기지촌 주변 술집에서 일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난 후 업주들의 성매매 강요가 있었다. 내 의사는 상관이 없다. 손님이 돈을 내면 난 가야했다. 만약 거부할 경우 업주는 ‘한두번도 아닌데 왜 그러냐’라며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이 E-6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은 관광클럽 등에서 접대부로 일하며 심각한 노동착취와 인간이하의 취급 등을 당하며 한국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 정부에서도 알고 있다. E-6비자 신청 서류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항체반응 음성 확인서(현재 E-6비자 서류에서 제외)’가 포함돼 있었던 것이 그 방증이며 이를 통해 이들을 성매매 여성으로 낙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더불어 이들은 관광클럽 등에서 접대부로 일하며 국내법 상 유흥접객원이 받아야 하는 병원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고 있는 점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대구의 한 대학교수는 “E-6비자를 통해 한국에 들어 온 여성들 중 실제로 내국인, 가족 단위로 관람ㆍ개방ㆍ출입이 허용되는 곳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관광클럽 등에서 접대부로 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 꿈을 찾아 돈을 벌기 위해 온 이들을 위해서라도 성매매 등의 강요나 우려가 없는 곳으로 공연장소 범위를 축소하는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준 기자 jun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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