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경쟁력이다…“기업 변화의 시작은 직원의 자기 의견 제시”

회의가 경쟁력이다 <1> 세계로 뻗어나가는 KOG

2017.07.26

대구 중구에 위치한 KOG 회의실에는 ‘진리와 논리 앞에 평등’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br>
대구 중구에 위치한 KOG 회의실에는 ‘진리와 논리 앞에 평등’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200여 명의 임직원을 불러모았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질 중심의 경영’을 핵심으로 하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하게 된다.

이 선언이 오늘의 세계 1등기업 삼성을 있게 한 원동력 중의 하나라는 점은 알려졌지만 그 첫걸음이 ‘회의문화 개선’이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선언을 계기로 삼성의 회의는 시간을 때우는 회의가 아닌 ‘끝을 보는’ 회의로 탈바꿈했다.

지역에서도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불요불급한 회의를 줄이거나 주 단위, 월 단위 보고를 없애고 기능별로 관리할 주요 지표에 대해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피드백 형식으로 변경하고 있다.
또 회의시간 단축을 위해 서서하는 회의도 도입되고 있다.

대구일보는 창간 72주년을 맞아 글로벌 경쟁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경쟁력 있는 회의문화를 도입, 실행하고 있는 지역의 기업 및 기관을 찾아가는 기획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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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 논리 앞에 평등.’ 지역 게임업체 KOG 회의실에 있는 문구다.

직원들은 회의시간에 가장 중요한 일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회의 때 의견을 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그게 비록 상사와 반대되는 의견일지라도 의견에 대한 논리만 있으면 좋은 의견이라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회의문화가 바뀌고 있다.
과거 ‘뻔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몇 시간을 허비해야 했던 딱딱하고 비생산적인 회의로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헤쳐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회의시간을 줄이고 회의방식도 자유분방하게 변화하고 있다.

KOG는 팀장이 주관하는 파트별 회의에서 작업물에 대해 모든 팀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어떤 직원이든 의견을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당연히 어떤 아이디어와 의견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는다.
피드백을 낼 줄 알아야 하고, 피드백을 받으면 무시하지 않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원리님!’ 직원들이 이종원 대표를 부르는 호칭이다.
대표님보다 원리님이 더 자연스럽다고 직원들은 말한다.

KOG의 에너지는 수평적인 조직문화에서 나온다.
대표 1명과 팀장 10명, 팀원 180여 명이지만 이 회사에는 그 흔한 직급이 없다.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대신 모두 편하게 이름을 부르거나 오빠, 누나, 형 등의 호칭을 주고받는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강하게 어필할 수 없잖아요….”
누구나 동등하게 의견을 낼 수 있고,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건 무언의 합의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내부적으로는 조력자들이 존재한다.
5년 이상의 시니어급 개발자들이 업무에 대한 스킬이나 노하우를 신입 직원들에게 전수한다.

직원 개개인의 아이디어와 의견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려주고,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회사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안성익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개개인의 아이디어보다 조직전체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개인의 아이디어가 공감을 얻으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고부가가치가 중요해진 것”이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직원들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과제가 되면서 조직문화와 회의문화에 일대 변화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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