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버스 토큰판매소 천덕꾸러기 신세 전락

발행일 2015-12-16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카드 사용에 149곳 중 상당수 방치개인소유 강제철거 못해 규제 난항

추억의 버스토큰 판매소가 도심미관을 해치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사진은 흉물이 된 대구시 동구의 한 버스토큰 판매소.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버스정류장 옆 한켠을 지키면서 버스 토큰을 비롯해 신문, 껌 등을 팔던 추억의 버스 토큰판매소가 요즘에는 도심 미관을 해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토큰판매소는 버스정류장 인근 6㎡(2평) 남짓한 가건물 형태로 1990년대 초 버스 토큰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대구 버스정류장 곳곳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한때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토큰을 사면서 가판에 놓인 신문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던 곳이다. 당시 버스정류장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토큰 사용이 점차 줄고 2008년 대구시가 교통카드사용 활성화를 위해 토큰제를 폐지하면서 침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교통카드충전소로 전환해 운영되기도 하지만 은행자동화기기 및 지하철 역사 등에서 교통카드 충전이 가능하고, 후불교통카드가 등장하면서 손님이 확 줄었다. 문을 닫은 채 방치된 토큰판매소가 한두 곳이 아니다.

현재 대구 지역에 설치된 토큰판매소(지난 8월 기준)는 모두 149개에 이르지만 이 중 상당수가 영업하지 않고 방치돼 있다.

이 때문에 방치된 상당수 판매소는 보행에 방해가 되고 전단지 부착, 쓰레기 투기 등으로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토큰판매소는 개인소유 영업장이기 때문에 영업하지 않는 곳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데다 방치돼 있다 하더라도 대구시나 구청이 강제로 철거하거나 도로점용허가를 취소하는 등 규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토큰판매소 업주들은 1년에 한번 도로점용허가 비용만 내면 굳이 운영을 하지 않더라도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철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토큰판매소가 통행방해 및 거리 흉물로 방치될 수 있어 점차 줄여나가려 하지만, 도로점용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강제철거나 취소 등을 할 수 없다”며 “하지만 토큰판매소는 소유권 이전 및 양도가 안되도록 해 원주인들이 더이상 소유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자연적으로 정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정 기자 kw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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