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승강기인데…일반학생 무분별 이용

발행일 2017-04-20 20:07:0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지역 학교 대부분 설치
‘닫힘 버튼’ 계속 눌러 고장
일부는 급식 운반용으로

대구 서구 C 고등학교에 설치된 승강기를 이용하려면 행정실에서 ‘승강기 이용 카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멀쩡한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이용,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지역 대부분의 초ㆍ중ㆍ고교에 장애인 등을 위한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만 정작 멀쩡한 학생들이 외부 급식 운반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기관에 설치된 승강기가 이용하지 않아도 될 학생 등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남구의 A 초등학교는 4월 초 승강기가 고장 났다. 지체장애가 아닌 초등학생들이 시도때도 없이 무분별하게 승강기를 이용하다 보니 고장이 난 것.

A 초등학교 교감은 “학교에 설치된 승강기는 장애인용으로 문이 천천히 닫히도록 만들어져 있다”며 “몸이 불편한 학생이 없어 학교에서 승강기를 개방해뒀더니 승강기 이용 학생들이 ‘닫힘 버튼’을 계속 누르는 바람에 고장이 나 한동안 학생들이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수성구의 B 중학교는 교내 생활 중 다쳐 목발을 이용해야 하는 학생들이 사용한다고는 했지만 평상시에는 외부업체의 급식 운반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서구의 C 고등학교는 승강기를 일반 학생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C 고교에는 장애 학생이 없지만 생활 중 다쳐 거동이 불편한 학생에게 일시적으로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하는 것. 해당 학생은 몸이 회복되면 카드를 반납해야 한다.

C 고등학교 교장은 “교육기관에 승강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매년 신입생이 들어오기 때문에 몸이 불편한 학생이 입학할 때 이동에 지장 없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장애 학생이 없다고 승강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그것 역시 예산 낭비이기에 현재는 교내 생활 중 다친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역 초ㆍ중ㆍ고등학교 451개소 중 426개소의 학교에 승강기가 설치됐고 21개소의 학교는 설치가 되지 않았다.

승강기가 설치되지 않은 학교는 학교 이전을 추진 중이거나, 설치장소가 협소해 증축이 불가한 곳, 2층 이하 소규모 학교 등이다. 대구시교육청은 미 설치 학교에는 승강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설치를 독려하고 있다. 신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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