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손잡고 원룸촌 ‘쓰레기 몸살’ 해결

발행일 2017-04-26 20:25:1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북구청대현동 주민자치위
통합수거장 운영 등 ‘성과’

지난 24일 경북대학교 정문 앞 대구 북구 대현동 원룸밀집지역 일대. 초록색 쓰레기 통합수거함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주민들의 노력으로 거리가 깨끗하게 변했다.


“대학가 원룸촌이 이렇게 깨끗해 질 수 있네요.”

지난 24일 오후 10시 경북대 정문 앞 대현동 원룸밀집지역은 한눈에 보기에도 깔끔했다. 쓰레기 배출 시간임에도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말끔히 정리돼 있었다.

초록색 수거함이 원룸 앞에 군데군데 비치돼 빈 병과 스티로폼 등이 차곡차곡 잘 정리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생활 쓰레기가 담긴 그물망은 길고양이의 습격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다.

대학가 원룸촌 주변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북구 대현동은 달랐다.

북구청과 대현동 주민자치위원회의 ‘깨발마(깨끗하고 밝은 대현동 만들기) 운동’ 덕분이다.

깨발마 운동은 지난해 3월부터 북구 주민들이 행정기관과 함께 대학가의 고질적인 불법 쓰레기 투기를 근절하고자 마련한 자구책이다.

북구청에 따르면 기존 대현동은 대로변과 뒷길의 특정 지점에 쓰레기를 두는 것이 관행화 돼 쓰레기 더미가 동네 곳곳에 생겨났다.

또 원룸밀집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 등이 종량제 봉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상황이 날로 악화됐다.

이에 주민이 직접 순찰대를 구성, 불법 쓰레기 투기 현장을 계도ㆍ단속했다.

또 북구청도 주민 요청에 따라 대현동 일대에 원룸용 통합수거함 450개와 주택용 그물망 4천200개를 보급 및 운영 중이다.

그 결과 북구 대현동의 연도별 불법 쓰레기 단속 적발 건수는 2015년 130건에서 지난해 41건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는 단 2건에 불과하다.

자취생 윤석준(26ㆍ경북대)씨는 “대현동이 몰라볼 정도로 깨끗해졌다”며 “원룸 바로 앞에 분리수거함이 있어 재활용품 분리배출도 편해졌다”며 만족해했다.

북구청은 앞으로도 주민의 자발적 운동에 대한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 통합수거장ㆍ그물망 설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백승홍 북구청 환경관리과 팀장은 “행정기관이 지역 내 모든 원룸밀집지역의 불법 쓰레기 투기를 근절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깨발마 운동처럼 주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확산된다면 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람 기자 aram@idaegu.com

김현수 수습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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