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자체 ‘녹물 다량배출’ 고물상 관리 허술”

발행일 2017-05-25 19:57:0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5일 오후 2시께 대구 중구 북성로 2가에 있는 한 고물상 모습. 녹슨 고철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비만 오면 고물에서 나온 시뻘건 녹물이 인도와 하수구로 흘러들고 있다.


자원순환관련시설(이하 고물상)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ㆍ감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고물상에 적재된 고철은 환경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돼 녹물이 다량 배출, 인도 등으로 흘러들고 있다.

방치된 고철 더미에서 녹물 등 침출수가 하수관으로 흘러들면 녹물의 철분 성분이 하수관로에 침적돼 장기적으로는 하수관로가 막히게 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지자체 마다 고물상에 대한 사후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 일부 지자체는 고물상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25일 오후 1시30분께 대구 중구 북성로 2가 일대의 한 고물상.

이 고물상에는 고철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하지만 비가 올 경우에 대비해 고물 더미 위에 덮개를 설치하지 않는 등 오염원을 차단할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고물상은 고철가격 폭락, 경기불황으로 인한 철강 수요가 줄면서 수개월간 고철을 방치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일 비가 내리자 시뻘건 녹물이 고물상에서 인도까지 흘러나와 주민이 언론에 신고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대구 8개 구ㆍ군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내 고물상은 북구 158개소, 달서구 141개소, 수성구 89개소, 중구 24개소, 서구 4개소다. 나머지 구ㆍ군청은 고물상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고물상은 폐기물관리법 개정에 따라 일정 규모(1천㎡) 이상이 될 경우 신고하고 영업을 하면 된다.

건축법 등에 따라 고물상에서 주로 취급하는 폐지나 고철 등이 폐기물로 분류돼 고물상은 쓰레기 및 분뇨처리 하는 잡종지(실외에 물건을 쌓아두는 곳)에 들어설 수 있다.

이에 주거지역에 있는 고물상은 행정처분 대상이지만 지자체는 ‘자원재활용이라는 순기능 역할이 크다’며 손 놓은 실정이다.

특히 고물상 관리에 대한 관련 법이나 규정도 없어 지자체는 수수방관할 뿐이다.

전관수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녹물은 오염대상물질이 아니고 유해성을 가지지 않지만 시민의 입장에서는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하지만 녹물의 철분이 하수관로에 침적돼 장기적으로는 막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고철 더미로 인해 녹물을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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